‘책임적 주체’의 기독교인으로 거듭나야
이가연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2012년 01월 11일 (수) 19:50:07 운영자 igoodnews@igoodnews.net

2012년 새해에 바란다
새로운 한 해가 펼쳐졌다. 한국 사회는 물론, 기독교, 나 자신에게도 새로운 기회의 해가 주어졌다. 과거의 아픔과 슬픔을 딛고 일어나 새 마음으로 한 해를 맞이할 때, 과거와는 다른 모습의 미래가 펼쳐질 수 있다. 이에 본지는 기독교 평신도 여성을 대표하는 사역자와 청년의 글을 통해 2012년 한 해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알게 된지 얼마 안 되는 사람에게 “나는 종교를 믿고 있고, 그 종교가 기독교입니다.”라고 밝히는 것은 때때로 묘한 상황과 마주하게 한다. 어디까지나 나는 내 삶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나의 신앙과 분리해서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내 종교를 고백(?)하게 되는데 그 때의 상대방의 반응을 관찰해보면 대부분 내 말에 당황한다.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기독교인이라고 생각 안 되는데”였다.

이러한 상황들이 반복되면서 순간적으로는 생각 못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그들이 나를 보고 이야기해주는 “기독교인이라고 생각 안 되는데”라는 말은 긍정적인 뉘앙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말인 즉, “기독교인”이라는 것이 무리 없이 부정적인 단어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물론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기독교인”이라고 밝히는 것은 상당히 다르다. 내가 말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비기독교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기독교인”의 모습이다.

특히나 어르신들보다 내 나이 또래의 친구들에게 이 “기독교인”이라는 말은 특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 이미지는 어떠한 종교적 광기에 휩싸여있는 보수적이고 기득권 세력이다. 이러한 이미지가 구축된 것에 대해서 어떤 이들은 기독교인이 짊어져야 할 십자가라든가 예수의 수난을 빗대어 그 이유를 설명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그 고난의 원인을 신의 섭리 안에서만 찾을 수밖에 없는 예수의 십자가와 수난에 빗대어 질수 없다. 왜냐하면 “기독교인”에 대한 편견은 지금까지의 한국의 기독교가 신의 이름 안에서 행했던 권력과 축재에 대한 탐욕의 모습들과 비기독교인을 향한 이기적이고 배타적인 태도들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만약 단 한 번도 그러한 잘못은 하지 않았더라도 “기독교인”, 즉 예수를 나의 메시아로 고백하는 사람들 중 하나인 이상 우리는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사람들이 기독교에 대한 비판과 울부짖음을 쏟아내는 것에 한 사람의 “기독교인”으로서 우리는 언제나 책임의 주체로 나아가야 한다.

책임의 주체가 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현대 철학자 레비나스는 책임의 윤리를 이야기하면서 모세가 불붙은 나무로 나타난 신의 현현에 응답하는 것을 통해 책임의 주체가 되는 것을 설명한다. 어떠한 우리를 부르는 낯선 목소리에 숨는 것이 아니라 응답하는 것으로부터 책임은 시작된다.

“기독교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이야기들의 이면에는 언제나 응답을 요구하는 낯선 목소리들이 숨어있다. 그 낯선 목소리들은 이 땅의 기독교에 상처받고 고통 받는 이들이다. 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에 응답하는 것이야 말로 오늘날 기독교인에게 요구되는 것들이다.

80년대 애국이란 명목으로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이에게 목사 안수를 준 것이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역시 기독교”라는 촌평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짧은 비아냥거림 이면에는 한국의 기독교가 이 땅의 민주주의와 사람들을 위한 수많은 비극들에 대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하는 처절한 질문이 담겨있다.

이 고통스러운 질문에 “내가 여기 있나이다”하고 나아가고자 할 때 한국 기독교의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하여 한국 교회가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많은 질문들에 적극적으로 대답하고 화려한 교회 건물 밖에 있는 가난하고 낮은 자들과 함께하는 소통의 교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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