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를 다녀와서 -4

기독교세계 조회 수 8321 추천 수 0 2009.06.24 09: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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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만난 교회 지도자들

** 맨 중앙이 ‘멘사’주교

 

4. “WE are now...” ~~~ “so that we need..."

 

짐바브웨 탐방일정 대부분이 지역 목회자들, 교회 지도자들과의 만남이었다. 수도 하라레와 제2도시 블라와요에서 모두 교회 지도자들과의 만남이 주를 이뤘고, 블라와요에서는 2시간씩 3번에 걸쳐 연속으로 만나기도 했다. 방문단의 대표역할을 전아프리카교회협의회 동부지역 부의장이면서 세계교회협의회 중앙위원인 ‘멘사’라는 분이 담당하셨는데, 그는 이미 가나에서 유명한 감리교 주교(한국에서는 감독이라고 부른다)의 한명이었다. 교회지도자들과의 만남에서 어색하지만 한국에서도 익숙한 장면이 연출되었는데, 자신의 지위보다 높은 지도자에 대해서 깍듯하게 예의를 차리는 모습이었다. 당연한 듯 하면서도 뭔가 ‘오바’하고 있다고 느낄 정도의 위계질서는 ‘평신도’인 내가 왜 여기 있을까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만들었다. 지도자들을 만나면서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단연 이 부분이 눈에 띠었다. 시작할 때 “WE are now..”로 시작해서 “we need...”로 끝을 맺는 패턴이었다. 물론 방문팀의 목적중 하나가 짐바브웨 교회에 어떤 지원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도 있었지만, 너무 귀에 자주 들리는 ‘그 말’에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지도자들은 짐바브웨 상황을 조목조목 논리정연하게 설명하였다. 단연 돋보이는 분들이 있었지만, 대체로 상황분석을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으로 ‘1.2.3’짚어가면서 잘 설명해주었다. 내용은 큰 차가 없을 정도로 비슷하였다. 무가베 정권에 의한 정치적 활동 억압과 반대파에 대한 무차별 숙청, 테러. 교회 안에서 아버지와 아들간의 살인이 날 정도의 정치적 대립상황. 자국화폐가 화장지가 되는 경제상황. 교육을 받을 수 없고 국민들의 불안이 증가하는 현실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 주를 이루었다. 이미 CNN이나 국제뉴스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었지만, 현지 목사들의 입에서 나왔다는 생생함은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목사들의 분석에는 어디에도 교회 구성원들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 없었다. 목사들은 “그래서 우리 교회는 이런 저런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했지만, 그 교회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분석과 처방 외에는......

목사들의 말하는 [WE]에는 평신도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들어있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그들은 대다수가 차를 몰고 왔으며, 핸드폰으로 끊임없이 통화, 문자를 했고, 통화를 마치면서 통화료가 너무 비싸서 힘들다고 웃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목사들과 지도자들에 대한 막연한 반감인지 몰라도 그들의 브리핑에서는 교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교계 지도자들과의 마지막 모임에서 ‘불끈병’이 도졌다. 손을 들고 발언권을 신청해서 이야기를 했다. “여러분들의 분석 속에는 교인들의 목소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친절한 금자씨’의 천사가 지나가는 침묵과 함께 날카로운 분석을 했던 목사의 눈매가 나를 응시하였다. 분위기가 싸~ 해지자, 구원병 ‘멘사’님이 나의 이야기를 덧붙여 설명하면서 “교인들의 삶의 이야기도 필요할 듯 합니다”라고 도와주었다. 그 뒤로 나는 말을 하지 않았고, 목사들은 자신들이 준비한 분석을 다시 이어갔다.

‘ABC8...잘 알지도 못하면서....가만있을걸...’

‘싫음 말고.....’

 

* 멘사라는 분에게 농담을 하고 몸에 손을 대기까지 하면서 지냈던 시간을 생각하면, 과연 한국에서 평신도와 교회 지도자들 사이가 왜 이렇게 될 수 없는지 아쉬워지기도 한다. 만약 한국에서 그랬다면 ‘호위 목사들’에게 끌려 나가거나 제지를 당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웃음이 나온다.

* 교인들의 목소리는 다음에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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