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를 다녀와서 -5

기독교세계 조회 수 6637 추천 수 0 2009.07.01 13: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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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와요 지역에서 만난 교회 여성들]

 

5. [나]들의 이야기....

 

가장 먼저 교회 여성들이 교회 밖으로 나와 찬송가를 부르며 우리 방문팀을 맞이하였다. 다큐멘터리나 영화에서 보던 역동적인 아프리카 찬송과 율동을 보면서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구경하듯 사진기만 눌렀는데, 나중에는 몸을 함께 흔들면서 인사를 할 정도로 ‘빨려드는’ 역동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현실 삶에서 나온다고 믿어지지 않는 밝은 기운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시작하자 현실의 고단함으로 바뀌었다.

목사들이 ‘우리’로 시작하였다면 이들은 “나”로 시작하여, 우리 가족으로 맺으며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눈물로 호소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했다.

‘남편은 없고 아이들과 살아온 지 50년이 훌쩍 넘었는데, 이렇게 살기 힘들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집에 돈이 쌓여있지만, 휴지만도 못하다. 어디서 쓸 수도 없다. 식민지 시절이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할머니의 이야기)

‘직업훈련이 필요하다. 학교에 갈 수 없는 경우가 많고, 나도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 학비를 낼 수 없을뿐더러, 집안일도 해야 하니까. 돈 벌 수 있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젊은 여성의 이야기)

‘혹시 한국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좀 알려주세요. 주소라도 알려줄 수 있나요? 한국가면 돈 많이 벌수 있나요?’ (한국 이주노동을 희망하던 남성 청년의 이야기)

대개 젊은이들은 자신의 미래를 걱정했고, 어머니와 할머니들은 가족을 걱정했지만, 아버지와 할아버지들은 짐바브웨 정치의 무능함을 비난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목사들의 분석과 다른 느낌을 받았고 여성들의 눈물과 남성들의 분노에서 짐바브웨 무가베 독재 정권의 무자비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대다수가 영어를 하지 못했고, 교회 목사의 통역을 통해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영국의 식민지였는데, 이들은 영국 식민지 시절에 태어나서 젊은 시절을 보냈을텐데도 영어를 하지 못했다. 식민지에서도 교육에서 소외되었던 사람들이었다. 작년 어느 모임에서 “말레이지아가 영국의 식민지여서 난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청년을 만났던 때와는 또 다른 생각이 스쳤다. ‘이 분들은 영어로 돈을 벌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았구나’

그 와중에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통역을 하던 목사 한명이 통역이 아니라 해설을 하고 이야기한 여자 교인에서 설교를 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울며 이야기하던 여성은 나중에 “할렐루야”로 말을 맺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통역하던 목사를 ‘째’려봤지만 그는 당연한 듯 설교를 이어갔다. 물론 내가 보고 있는지도 몰랐을 것이지만.

 

생생한 목소리에 대한 반가움과 정권과 국가에 대한 짜증남, 목회자의 가르치려드는 공격적 태도에 여러 감정과 생각으로 꽉 찬 가슴을 털어내려고 나왔다가 다시 교회로 들어가니 여성교인들이 준비한 찐호박이 나왔다. 정말 맛있게 먹고 있는데, 누군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마음이 쓰렸다.

‘이 호박이 한 식구 하루 식사지만, 외국에서 오신 귀한 분들에게 대접하려고 가지고 왔다’는 말이었다. 둘러보니 그들의 손에는 호박이 아닌 옥수수가 들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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