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장구한 변혁으로서 생활신앙운동

사무국 이야기 조회 수 16722 추천 수 0 2008.07.08 13:39:29

어떠한 운동이던지 그 운동이 정체기에 들어서면 그 운동이 시작한 출발점을 성찰하게 된다. 운동의 변화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새로운 것만의 추구도 아니며, 옛 것의 고집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 연암 박지원 선생은 ‘법고창신(法古創新)’으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진실로 옛 것을 본받으면서도 변할 줄 알고, 새 것을 창안해 낼지라도 능히 전아(典雅)할 수 있다면 금문(今文)이 고문과 같아지는 것이다.” 전통을 본받으면서도 새로워질 수 있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면서도 전통을 따를 수 있다면, 새로운 문서라고 해도 그것이 고전과 같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법고창신의 정신으로 기독학생운동을 현 시기에 재구성하기 위해 지난 활동들을 간략하게 살펴보았다.(''간략하다'는 말은 과도한 단순화를 내포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다른 시각에서 다른 방식으로 재구성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여기서는 이러한 성찰을 바탕으로 해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몇 가지의 디딤돌을 놓으려 한다.

기독학생운동은 단지 학원이라는 현장에 자신이 몸담고 있을때만 행하는 운동이 아니라, 자신의 전 생애를 통해 이루어지는 ‘장구한 혁명/변혁’(레이몬드 윌리암즈)을 꾀하는 운동이다. 이러한 점에서 “현시기” 기독학생운동은 ‘장구한 혁명’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운동적 삶, 혹은 대안적 삶을 모색하며 이를 경험하는 운동으로서의 출발점과 토대를 마련하는 운동으로서 전환되어야 한다. 현실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사건들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치지 않으면서 평생을 운동적인 삶으로 연결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기독학생운동은 대안적 삶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교육을 운동의 전면에 부각시켜야 할 것이다. 과거에 기독운동을 폄하하면서 전문성을 지니지 못한 백화점식 운동, 혹은 나열식 운동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그러나 오히려 현시기에는 이러한 백화점식 운동을 오히려 전문적으로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전문적인 백화점 운동은 다양한 형태의 대안적 삶을 경험하도록 도와주는 운동을 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학생시절을 통하여 한국사회/학원/교회/우리를 지속적으로 변화시켜 나가기 위하여 자신이 평생토록 지속시켜나갈 수 있는 영역의 운동을 경험하고 발굴하며, 전문화시켜나가며 이것이 자신의 신앙과 동떨어지지 않는 기초와 토대를 마련해가는 일련의 과정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렇게 일상과 신앙이 괴리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운동을 ‘생활신앙운동’이라고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본디 신앙이라는 말이 "일련의 믿음과 확신일 뿐 아니라, 믿는 것에 대한 결단력 있는 행동과 지속적인 태도"를 가리킨다는 점에서 신앙은 자신의 일상적인 생활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그래서 신앙과 생활신앙이라는 말은 사실상 같은 의미를 지닌 것이다. 하지만 언어의 의미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상황을 통해서 새롭게 재/구성되어진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신앙과 생활신앙은 일정하게 서로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기독교인들은 신앙이 어떤 고정된 혹은 소유할 수 있는 어떤 대상처럼 이해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소유하게 되면 만사가 보장되는 어떤 것? 입으로 시인하면 보장되는 천국? 정확히 이렇게 이해하지는 않았겠지만 이와 유사한 형태의 의미로 이해하고는 있지 않았을까?

‘주일만 기독교인(Sunday Christian)’이라는 태도는 신앙을 이렇게 이해할 때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신앙, 이 글에서 말하는 생활신앙이란 소유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일련의 움직임으로 이해할 때 ‘기존에 이해하던’ 신앙과는 ‘다른’ 신앙을 언급하는 것이다. 그래서 생활신앙은 '움-직-임'(운동)으로서만이 이해가 가능한 것이다.

‘생활신앙운동’이라는 말은 본디 ‘신앙’이라는 말이 ‘어떠한 삶의 방식/스타일’이라는 것을 드러내보여주는 것이다. 생활신앙운동이란 말/언어로 표기되지 않는 나의 표현, 내가 하는 말/언어, 나의 작업, 내가 사는 인생 등을 통해 우리 삶의 대안적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 자신이 의미와 가치의 제조자라는 점에서 단순한 전통의 반복이 아니라 전통의 전복을 통해 전통의 복원을 꾀한다는 점에서 기독학생운동의 새로운 성격을 드러낼 것이다. 이러한 생활신앙운동은 다음과 같은 3가지 성격을 주목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성격은 당대의 기독교신앙실천에 대한 당대의 물음에서 비롯되어진 것으로 늘 시대적 한계를 태생적으로 내장하고 있으며, 다른 방식에서 기독교 신앙실천에 접근하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성격이 부각되어질 것이다. 앞으로 제시하는 성격은 기독학생운동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면서 현 시기를 넘어서기 위한 시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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