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영혼 시 모음> 정연복의 꽃이 묻는다

 

+ 꽃이 묻는다

 

나를 좋아한다고

내가 너무너무 예쁘다고

 

말하고 칭송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수없이 많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내 몸의

아름다움이 2할이라면

 

보이지 않는 내 영혼의

아름다움은 8할쯤 된다는 걸

 

알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 꽃 영혼

 

시든 꽃에

물 한 바가지 주면

 

싱싱한 모습으로

금방 되살아난다.

 

지친 영혼에 사랑의

빛 한줄기 비치면

 

피곤함을 잊고

기쁨에 겨워 춤춘다.

 

사람의 영혼은

한 송이 꽃과 같아서

 

시들해지다가도

이내 생기를 되찾는다.

 

 

+ 꽃 영혼

 

얼굴이 꽃같이

예쁘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마음이 꽃같이

순한 것도 아니지만.

 

찬이슬 비바람 맞으며

살아가는 꽃같이

 

고통과 시련의 때를

하나하나 지나고 있는 사람.

 

조용히 흐르는 세월에

자기도 모르게 남도 모르게

 

영혼은 영혼만큼은

조금조금 꽃을 닮아가리.

 

 

+ 꽃 몸

 

홀딱

벌거벗은 채로

 

제 몸의 깊은 속까지

다 보여준다

 

그런데도 조금도

상스럽거나 추하지 않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의식하지 않고

 

감출 것 하나 없이 맘 편히

정직하게 살아가니까

 

오히려 더 빛나고 순결한

꽃의 몸 꽃의 영혼.

 

 

+ 채송화에게

 

세상 아무것도 모르던

코흘리개 시절에도

 

그냥 내 눈에

참 예뻐 보였던 너.

 

세월은 쏜살같아

어느새 회갑을 지나고서도

 

네 모습은 여전히

어여쁘기 짝이 없구나.

 

알록달록한 빛깔의

앉은뱅이 꽃

 

네 얕은 몸에서 이제 난

네 깊은 영혼을 본다.

 

 

+ 꽃잎 편지

 

시작과 끝이

잠시의 꿈같았던

 

나의 생을 마감하면서

몇 글자 적어요.

 

육체의 아름다움은

오래가지 못하니

 

보이지 않는 정신이며

영혼에도 관심 가지라는 것.

 

생겨남과 사라짐

삶과 죽음

 

모두 한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것.

 

 

+ 꽃비

 

하늘은 맑고

햇살 따스한데

 

꿈결인 듯 내 눈앞에서

내리는 비에

 

바삐 가던

발걸음 멈추었네.

 

소리는 없고

모양과 빛깔만으로

 

허공에 잠시 맴돌다

대지에 내려앉는

 

꽃비여 아름답고도

슬픈 꽃비여.

 

작년처럼 올해도

딱 며칠만 세상에 머물다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양

조용히 떠나가는

 

몸은 작지만 영혼은 깊은 꽃

벚꽃이여.

 

 

+ 진달래의 기도

 

올해도 산에 들에

이 몸 피워 주셔서 감사해요

 

사랑의 기쁨이라는

꽃말을 주신 것도.

 

연분홍 빛깔의 나의 고운 몸

나의 순한 영혼을 보면서

 

세상 사람들의 가슴 가슴마다

사랑이 움트게 해주세요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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