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지 시 모음> 정연복의 도화지

 

+ 도화지

 

매일 하늘이 내게 주는

참 좋은 선물

 

하루 스물네 시간의

오늘 또 오늘.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면

어느새 머리맡에 놓여 있는

 

이 깨끗한 도화지에

무슨 그림을 그려야 할까.

 

유명 화가처럼

빼어난 그림을 그릴 순 없지만

 

기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랑도 행복도 그려 보아야지.

 

남들의 눈치 보지 않고

그림을 망칠까 겁내지도 말고

 

가슴속 붓이 가는 대로

즐거이 나만의 그림을 그려야지.

 

 

+ 하늘

 

오늘은 양력

826

 

아직 한낮의 최고기온

섭씨 30도에 가깝지만.

 

문득

올려다본 하늘

 

구름 한 점 없이

가없는 연파랑 도화지다.

 

가을하늘이랑

너무너무 똑같다

 

가을은 벌써

하늘로부터 오는 모양이다.

 

 

+ 가을 하늘

 

오늘 하늘은

거대한 연파랑 도화지

 

솜사탕 모양의 구름들

함께 어우러져

 

그대로 한 폭의

평화로운 그림이다.

 

푸른 하늘

따스한 햇살 아래

 

나무들의 가벼운 춤도

참 보기 좋다.

 

오늘 하루만큼은 세상살이

깨알 같은 근심걱정 다 잊고

 

가슴 가득히 넓은

하늘 하나 펼쳐야겠다.

 

 

+ 하늘

 

파란 가을 하늘은

그대로 한 장의 도화지

 

뭐든 맘껏 그려보라고

그분이 활짝 펼쳐 주신 도화지다

 

나무 잎새들마다

내려앉은

 

햇살은 어릴 적 엄마의

품같이 따습고

 

저기 우람한 도봉산도

하늘 아래 한 점 풍경을 지은

 

이렇게 좋은 날

나는 또 무슨 그림을 그릴까

 

그림 그리기가 서툰 나는

이름 석 자 적어 볼까

 

드넓은 하늘 아래 온 땅에서

나의 가장 소중한 사람

 

아내의 이름 석 자

큼지막하게 적어 볼까

 

 

+ 함박눈

 

밤새 함박눈이

내렸나보다

 

잠에서 깨어나

창 밖을 내다보니

 

눈길 닿는 어디든지

은세계(銀世界).

 

몇 시간 남짓의

하룻밤 새

 

온 세상을 순백의

도화지로 만들어버린

 

함박눈의 고요하고도

거대한 혁명!

 

함박눈아

티 없는 함박눈아

 

사랑에 부족함이 많고

남몰래 지은 죄도 태산 같은

 

내 가슴속에도 한번

펑펑 내려다오

 

새롭게 시작하고

다시 사랑할 수 있도록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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