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 모음> 정연복의 참새 가족

 

+ 참새 가족

 

허공에 걸린

가느다란 전깃줄에

 

나란히 앉아 있는

참새들을 보면

 

한 점

멋진 풍경화다.

 

단 하루의 쉼도 없이

작은 날갯짓으로 이어가는

 

고단하고 만만치 않은

삶이겠지만

 

그래도 절망하지 않고

굳세게 살아가는

 

참새 가족들의

저 굳건한 단합과 우애의 모습.

 

 

+ 독수리

 

품안에 애지중지

새끼를 품었다가도

 

이윽고 때가 되면

아득한 절벽 꼭대기에서

 

저 드넓은 창공으로

훨훨 새끼를 떠나보내며

 

칼날처럼 날카로운

눈빛 속에

 

근심스런 눈물 한 방울

감추었을 너.

 

새끼를 철석(鐵石)같이 믿는

멋진 그대

 

!

자유의 스승이여

 

 

+ 까마귀

 

칠월 한낮의 무더위 속

가쁜 숨을 몰아쉬며

 

축령산 정상 부근

가파른 비탈길 오르는데.

 

까마귀 한 마리

끈질기게 쫓아오면서

 

쉰 목소리로

요란하게 짖어댄다.

 

이곳에 우리 가족의

소중한 둥지가 있으니

 

가까이 오지 말라는 엄중

경고인 줄 느낌으로 알겠다.

 

 

+ 종달새의 노래

 

봄철에 하늘 높이

날아올라

 

곱고 명랑한 소리로

나는 노래하네.

 

긴긴 추운 겨울은

이제 지나가고

 

산에 들에 꽃 피는

새봄이 찾아왔다고.

 

두 팔 벌려

힘껏 기지개를 켜면서

 

가슴속 가득 새 생명

새 삶의 기운 불어놓으라고.

 

있는 힘껏 날갯짓하여

이 마을 저 마을 다니면서

 

나뭇가지의 새순같이

싱그러운 희망을 전하네.

 

 

+ 새의 노래

 

나 가진 것

아무것도 없지만

 

슬프지 않네

외롭지 않네.

 

너른 허공을

마음껏 날 수 있는

 

튼튼한 두 날개

내게 있으니.

 

그 밖의 모든 것은

거추장스러울 따름

 

바람 타고 창공을 나는

자유의 생이 나는 좋아라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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