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모음> 정연복의 연줄과 인생

 

+ 연줄과 인생

 

연을 저 하늘 높이

날려 보내려면

 

바람 따라 연줄을 풀었다

감았다 해야 한다.

 

연을 잃어버릴까 두려워

연줄을 안 풀어주면

 

지상을 맴돌 뿐 너른

허공을 멋지게 날 수 없다.

 

단 한번뿐인 내 인생의

행복한 자유 비행을 위해

 

바람을 무서워 말자 불어오는

강풍을 타고 날아오르자.

 

 

+ 기적

 

들숨과 날숨의

쉼 없는 오락가락에 달린

 

실낱같은 내 목숨

육십 년 넘게 이어져왔다.

 

지상의 연()과 하늘을 잇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가느다란 연줄같이

아슬아슬.

 

 

+ 바람

 

바람이 없으면

불어오는 바람이 없으면

 

허공을 춤추며 나는

()도 없으리.

 

바람이 없으면

찬바람 찬이슬이 없으면

 

그윽한 꽃향기

생겨날 수 없으리.

 

바람이 없으면

세상살이 비바람이 없으면

 

나그네 인생길에

아무런 재미도 없으리.

 

 

+ 찰나

우리가 맞이하는 시간은
늘 찰나일 뿐이다

덩치가 큰 시간이 아니라
한순간 한순간이다.

땅에서 공중 높은 곳까지
기다랗게 늘어진 연줄의

어느 한 지점에서라도
줄이 끊어지면 안 되듯이

찰나에서 찰나로 이어지는
우리의 호흡이고 목숨이요

그 무수한 찰나들 중의 하나라도
끊기면 우리의 존재는 끝난다.

심장이 한번 뛰는
바로 지금 이 순간

내게 주어지는
지상 최고의 선물이며 은총

찰나!
시간의 보석!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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