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를 노래하는 시 모음> 정연복의 봄비와 가을비

 

+ 봄비와 가을비

 

봄비는

산에 들에 내려

 

싱그러운 연둣빛

세상을 만들어낸다.

 

가을비는

내 가슴속에 내려

 

가만히 잠들어 있던

외로움을 깨운다.

 

희망의 봄비

쓸쓸함의 가을비

 

두루 겪으며 알록달록

깊어가는 생.

 

 

+ 가을비 단풍잎

 

보슬보슬

가을비에 젖어

 

빨간 단풍잎

빛깔 더욱 곱다

 

허공에 떠 있는

일곱 갈래의 불꽃 같다.

 

단풍잎을 더욱

예쁘게 해주면서도

 

낙엽 될 날을 슬며시

재촉하기도 하는

 

11월 셋째 날 저물녘

가을비 한줄기.

 

 

+ 가을비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

 

나무들이

가만히 맞고 있다.

 

서서히 단풍

물들어 가는 나뭇잎들

 

어느새 많이

퇴색한 초록빛이다.

 

봄비는

파릇파릇한 느낌인데

 

가을비는

어쩐지 쓸쓸하다.

 

밤새 내린 비에

촉촉이 젖은 세상

 

한 점의 풍경화다

외로움이 묻어나는.

 

 

+ 가을비

 

가을비

추적추적 내린다

 

길 위의

단풍 물든 낙엽들

 

고분고분 온몸

비에 젖으며

 

고운 빛

한층 더 곱다.

 

한철 티끌만큼의

죄도 짓지 않고 살아온

 

속이 환히 비칠 듯이

맑고 깨끗한 영혼

 

가을비에 씻겨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 가을비

 

오늘은 양력 시월

스물 엿새 날

 

끝물 단풍

곱기도 고운데

 

보슬보슬

가을비 내린다.

 

지상에 고요히

누워 있는

 

울긋불긋 낙엽들의

몸이 젖어든다.

 

자연의 순리에 따라

한철 살다가 가는

 

낙엽들의 거룩한 생의

수장(水葬) 같다.

 

한 잎 낙엽 되어

나도 너도

 

언젠가는 이 땅을

총총 떠나야겠지

 

해 저물녘 가을비

이 가슴 쓸쓸히 적신다.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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