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햇살 시 모음> 정연복의 가을햇살에게

 

+ 가을햇살에게

 

오늘도 어제같이

먼 길 찾아와 주어서

 

고마워

정말 고마워.

 

저 높은 하늘에서

이 낮은 땅까지

 

긴긴 여행길에

많이 고단할 텐데.

 

단풍 물들어 가는

나뭇잎에 내려앉아

 

한숨 돌리렴

한잠 자렴.

 

어릴 적

엄마의 손길처럼 따스해서

 

참 좋은 너

생명의 빛아.

 

 

+ 가을햇살

 

하늘 바다에서

쏟아지는

 

환한 빛줄기의

소낙비.

 

온몸에

흠뻑 맞으며

 

좋다

참 좋다.

 

가슴속

쓸쓸한 그림자

 

말갛게

씻기어진다.

 

 

+ 가을햇살

 

가을햇살

늘 맘에 들지만

 

오늘은

좋아도 너무 좋다.

 

높푸른 하늘바다에서

낮은 땅으로

 

펑펑 쏟아지는

빛줄기의 소낙비.

 

온몸으로

맞으며 맞으면서

 

오늘은 복에 겨운 대지여

내 마음 내 가슴이여.

 

 

+ 가을햇살

 

가을햇살엔

뭐가 들어있기에

 

알록달록 단풍잎을

만들어내는 걸까.

 

아름다운 빛깔들은

물론일 테고

 

예쁜 생각들도 함께

있는 모양이다.

 

가을햇살 아래

가만히 서 있으면

 

머릿속에 좋은 생각들

떠오르는 걸 보면.

 

 

+ 가을햇살에게

 

건조대에 널어둔

가지각색 빨래들을

 

딱 두어 시간이면

뽀송뽀송하게 말리는

 

더없이 밝고

따스한 가을햇살아.

 

물기에 촉촉이 젖어

축 늘어진 옷같이

 

회색빛 슬픔과 외로움에

잠겨 있을 때가 많은

 

나의 가슴 나의 영혼도

환히 비추어다오.

 

 

+ 가을햇살

 

산과 들의 오곡백과에

깊은 맛을 더하여

 

오랜 시간 손꼽아

기다려온 결실을 완성한다.

 

천년만년 푸름에

머물러 있을 것 같은

 

무수한 나뭇잎들 하나하나를

기어코 단풍 물들게 한다.

 

이 가을햇살 아래

변치 못할 것은 없다

 

내 가슴속 슬픔의 그림자도

옅어지지 않을 수 없다.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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