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시 모음> 정연복의 '유리창

 

+ 유리창

 

낯익은 것들도

유리창 너머로 보면

 

새롭다

처음 보는 듯이.

 

지금껏 무심코

스쳐 지나온 것들이

 

살아 있는 풍경으로

눈앞에 다가온다.

 

매일 아침

세수를 할 때마다

 

마음의 유리창도

깨끗이 닦아야겠다.

 

 

+ 창문

 

집은 그다지 크지 않은데

창문이 널찍이 나 있는 집을 보면

 

기분이 참 좋고

마음이 한순간 넓어집니다.

 

너른 창문 너머로 보이는

아름다운 세상 풍경이 많으니

 

그런 집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큰 복을 받은 것일까요.

 

가슴에 커다란

창문 하나를 내어서

 

나도 똑같은 복을

누리면서 살면 참 좋겠어요.

 

 

+ 창문

 

큼지막하지 않아도

괜찮다

 

하다못해

손바닥만해도 된다.

 

밝은 빛이 들어오고

시원한 바람이 통하는 데

 

꼭 커다란 창문이

있어야만 하는 게 아니다.

 

마음이 어둡고 가슴이 터질 듯

답답할 때 필요한 것은

 

마음과 가슴에 작은

창문 하나를 내는 거다.

 

 

+ 창문

 

늦가을 한낮의 햇살

밝고 따스하다

 

꽁꽁 닫아두었던

베란다 창문을 여니

 

그 좋은 햇살 사르르

집안으로 흘러든다.

 

내친김에 마음의 창문도

활짝 열어젖히니

 

한동안 닫혀 있어

눅눅했던 마음속 깊이까지

 

햇살의 맑은 기운

생명의 빛같이 스며든다.

 

 

+ 창문과 마음

 

사람의 마음은

창문이랑 비슷해서

 

살아가다 보면

뿌옇게 먼지가 끼지만.

 

크게 걱정할 것

하나 없다

 

창문같이 이따금

깨끗이 닦아 주면 된다.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물소리 바람소리만 들어도

 

마음속 먼지는

금세 사라지고 없다.

 

 

+ 창문을 닦으며 드리는 기도

 

참 오랜만에

창문을 닦습니다

 

물걸레로 마른걸레로

정성스레 닦습니다

 

먼지가 끼여 뿌옇던 창문이

금세 환해집니다

 

창문 너머 보이는 낯익은 풍경이

새롭습니다

 

창문이 깨끗해지니

온 세상이 달리 보입니다.

 

, 주님!

 

바로 제 곁의

창문 하나 닦는 일

 

이렇게 별것 아닌 일 하나가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

 

언제나 명심하게 하소서

작은 일에 충실하게 하소서.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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