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 시 모음> 정연복의 소망

 

+ 소망

 

구름 한 점 없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저 코발트 빛깔 하늘의

가로 세로 몇 자쯤 싹둑 잘라

 

외롭고 그늘진 내 맘에

돌돌 두르고 싶다

 

가슴속 몰래 감춘

아픈 상처 싸매고 싶다.

 

 

+ 꽃의 소망

 

한철 눈부시게

아름다운 나

 

당신의 두 눈 가득

황홀히 담아주세요.

 

실바람에도

흔들리는 작은 나

 

당신의 두 손으로

꼭 붙들어주세요.

 

아쉬움 속

쓸쓸히 떠나가는 나

 

당신의 가슴속에

오래오래 기억해주세요.

 

눈에 보이는

나의 겉모양만 말고

 

눈에 보이지 않는

나의 영혼을 알아주세요.

 

 

+ 들꽃 소망

 

들꽃은

참 묘한 데가 있다

 

볼품없는 꽃 같으면서도

더없이 예쁘다.

 

세상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아도

 

슬퍼하지 않고 제자리

제 모습을 딱 지키고 있다.

 

티내지 않고 피어나고

더 조용히 지면서

 

세상에 없는 듯이

있다가 가는 꽃.

 

저만치 손짓하는

죽음의 종착역에 닿기까지

 

지상에서 나도

한 송이 들꽃만 같기를!

 

 

+ 새봄의 소망

 

겨우내 숨죽였던

나뭇가지마다

 

연둣빛 꽃눈이 돋는

새봄에 즈음하여

 

소망 하나

가슴속에 품는다.

 

미워하고 불평하는

죽음의 마음을

 

사랑하고 감사하는

생명의 마음으로 바꾸어

 

새봄에는

나도 새사람 되었으면.

 

 

+ 가을의 소망

 

맑고도 맑은

코발트빛 가을 하늘

 

저 눈부시게

넓고 깊은 순수의 바다에

 

온몸 멈칫거림 없이

풍덩 뛰어들어

 

세상 때 덕지덕지 낀

나의 몸 나의 정신

 

오래오래

멱 감고 싶다.

 

나 태어나던 그날의

티 없이 순수한 아가로

 

꼭 한번

다시 돌아가고 싶다.

 

 

+ 내 생의 소망

 

동트는 새벽부터

서산마루 노을이 지기까지

 

더러 하루는 참

길기도 한데

 

이 무슨

시간의 요술인가

 

꽃 피고 낙엽 지며

세월은 쏜살같이 흘러

 

어느새 내 생의

그림자 길게 늘어졌네

 

기쁨과 슬픔으로 엮어진

지상의 그림자 하나.

 

, 그냥

한줄기 바람이었네

 

가슴 두근두근 꿈 많고

덩달아 눈물도 많던

 

보드랍고 순하던 청춘의 날

아스라이 가고

 

남은 날

얼마쯤 될까.

 

나 이제 바라는 것

단 하나뿐

 

몸이야 낙엽처럼

시들고 야위더라도

 

마음은 아무런

욕심 없이 텅 비우고

 

정신은 한 잎 꽃잎같이

단순하고 투명하여

 

세상의 이름 없는 것들과

다정히 눈맞춤이나 하며

 

저만치 내 목숨의 끝까지

가볍게 걸어가는 것.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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