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사랑 시 모음> 정연복의 꽃 사랑

 

+ 꽃 사랑

 

나는 꽃을

못 본 체하는데도

 

꽃은 날 보고

환히 웃어줍니다.

 

나는 꽃을

사랑할 줄 모르는데도

 

꽃은 내게

불평 한마디 없습니다.

 

천사같이 착한 꽃이

피고 지고 또 피어

 

오늘도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줍니다.

 

 

+ 꽃 사랑

 

입이 없어

말은 못하지만

 

꽃은 자신이 서 있는

땅을 사랑한다.

 

발이 없어 이리저리

옮겨 다닐 수는 없지만

 

한평생 한자리에서

세상을 사랑한다.

 

힘이 세지 못해서

큰 사랑을 할 수는 없어도

 

늘 환한 웃음으로

이 세상 사람들을 사랑한다.

 

 

+ 꽃 사랑

 

코흘리개 시절엔

고사리 손으로

 

마당 한구석에

작은 꽃밭을 만들었다.

 

어른이 되어서는

커다란 두 손을 갖고서도

 

꽃밭을 일구기는커녕

화분에 물 한번 안 준다.

 

꽃을 사랑하고 또

예쁜 꽃밭을 가꾸는 데는

 

육체의 힘이 아니라

마음과 가슴이 필요하다.

 

 

+ 꽃 사랑

 

꽃을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은

 

꽃이 예쁘다고

꺾지 않는다.

 

꺾어서 제 손에 넣는

기쁨은 잠시뿐

 

꺾임으로 꽃은

생명을 잃는 거니까.

 

꽃을 참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꽃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한다.

 

 

+ 꽃 사랑

 

나 아무것도 모르고

긴 세월 그냥 살아왔는데

 

사람이 사는 게 뭔지 조금은

오늘밤 문득 알 것도 같다.

 

끝없이 넓은 우주 속에서

한 점 먼지밖에 안 되는 나

 

세상의 어느 모퉁이

이름 없는 풀꽃쯤이나 될까.

 

그런데 왜 자꾸 나이 들면서

작디작은 꽃에 더 눈길 가는지

 

겉모양의 꽃보다 한 꺼풀 더 안쪽

꽃의 영혼이 느껴지는지 모르겠어.

 

바람같이 흐르는 세월에

목숨 꽃이야 덧없이 피고 지겠지만

 

사랑하리라 불같이 사랑하리라

나의 짧은 생과 또 너의 생까지도.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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