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 시 모음> 정연복의 클로버에게

 

+ 클로버에게

 

햇살 밝은 날에도

흐리고 비 오는 날에도

 

변함없이

파릇파릇한 너.

 

우리말로는

토끼풀

 

어디에서든지 눈에 띄고

무성히 잘도 자란다.

 

드물게 행운의

네 잎일 때도 있지만

 

행복을 뜻하는 세 잎으로

수다히 우리 곁에 있어주네.

 

삶이 많이 힘들고 괴로워

희망의 빛이 가물가물할 때

 

행복이 아주 가까이 있으니

힘내라고 속삭이는 너.

 

 

+ 자전거와 클로버

 

세발자전거는

어린애나 타는 거다

 

어른이 그걸 타면

꼴불견이다.

 

행운을 뜻하는

네 잎 클로버도 좋지만

 

행복을 의미하는

세 잎 클로버가 더 귀하다.

 

나이가 들면 세발자전거에서

두발자전거로 갈아타듯

 

네 잎에서 세 잎으로 옮겨가야

내면이 성숙한 사람이다.

 

바퀴 하나가 줄어

날랜 자전거가 되듯이

 

욕심이 하나 줄어들면

더 멋진 인생살이 되리.

 

 

+ 행복

 

어느새 수북이 쌓인

낙엽더미 속

 

연둣빛

아기 세 잎 클로버.

 

빛바랜 큼지막한

낙엽들의 몸집에 가려

 

하마터면

못 볼 뻔했다.

 

행복은 이렇게나 작고

또 언제 어디에나 있다고

 

갓난아기의 손톱만한

온몸으로 노래한다.

 

 

+ 행복을 잡자

 

행운의 네 잎 클로버는

극소수인데

 

행복의 세 잎 클로버는

수없이 많다.

 

희박한 가능성의

행운을 바라지 말자

 

틈날 때마다 손을 뻗어

행복을 잡자.

 

넷에서 셋으로

욕심 하나만 줄이면

 

언제라도 누릴 수 있는

행복인 것을.

 

 

+ 행복과 행운

 

세 잎 클로버는

지천에 널려 있다

 

눈길과 발길 닿는

그 어디에나.

 

네 잎 클로버는

좀처럼 눈에 안 띈다

 

운이 좋아야 가까스로

한두 개 찾아낼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가슴에 손을 얹고 물어보자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행복인가 행운인가.

 

 

+ 세 잎 클로버의 말씀

 

지천에 널려 있어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나를 하찮게 여겨

쌀쌀맞게 외면하고

 

행운이라는 이름의

요행수를 바라면서

 

고까짓 잎 하나 더 달린

네 잎 클로버를 찾아 헤매는

 

바보 같은 사람들이

세상에 너무 많다.

 

바로 자기 앞에 있는

무수한 행복의 조각들

 

마음의 눈만 뜨이면

보석같이 빛날 그 조각들을

 

알아보지 못하여 한평생

불평불만의 삶을 살아가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세상에는 너무너무 많다.

 

흔해빠진 세 잎이면 되는데

세 잎이면 행복인데

 

드문 네 잎을 찾으려고

소중한 생의 시간을 허비하다니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어디 또 있겠는가.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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