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낙비 시 모음> 정연복의 소낙비의 노래

 

+ 소낙비의 노래

 

하늘에서 주룩주룩

내리는 소낙비에 젖어

 

초록 이파리들

푸르네 더욱 푸르네.

 

지상에서 나그네길 가다가

슬픔의 소낙비를 만나

 

개울물같이 얕은 나의 생

깊은 강물이 되네.

 

소낙비야 내려라

시원하게 내려라

 

산에도 들에도

내 가슴속에도 내려라.

 

 

+ 소낙비

 

한바탕

소낙비 내린 뒤에는

 

하늘은 티 없이 맑고

공기는 시원하다.

 

슬픔의 소낙비

지나간 다음에는

 

가슴이 후련하고

삶이 한층 깊어진다.

 

잊을 만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소낙비

참 고마운 거다.

 

 

+ 소낙비

 

여느 때도 빛나는

초록 이파리들

 

소낙비로 목욕하면

더욱 눈부시다

 

초록의 몸 너머

영혼까지 비치는 듯.

 

세상살이 먼지

수북이 쌓였던 마음

 

슬픔의 소낙비

한바탕 지나가고 나면

 

잘 닦인 유리창같이

깨끗한 느낌이다.

 

 

+ 소낙비

 

밤새껏 내리는

소낙비 소리

 

참 듣기 좋다

편안한 자장가 같다.

 

오래 가물었던 세상

촉촉이 적시어 주려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시원한 생명수.

 

소낙비에 흠뻑 젖어

지금 행복에 겨운 대지같이

 

사랑의 소낙비 한번

이 가슴에 펑펑 내렸으면!

 

 

+ 소낙비

 

몇 달을 손꼽아 기다렸던

소낙비 내리는 밤

 

연방 들려오는 천둥소리도

반갑기 그지없다.

 

바라고 또 바라느니

소낙비여 그리웠던 소낙비여

 

오늘밤은 꼬박

날이 새도록 그치지 말라.

 

목말랐던 온 땅 온 생명

너의 단물로 흠뻑 취하게 하라

 

요즘 많이 팍팍한 내 가슴도

사랑으로 홍수지게 하라.

 

 

+ 소낙비

 

이런 꽃 저런 꽃

꽃이 가지각색이듯이

 

인생살이의 소낙비도

참 다채롭다.

 

작은 가슴 깜짝 놀라

잠 못 이루게 하는

 

예고 없이 들이닥치는

사랑의 소낙비.

 

시냇물처럼 세상모르고

졸졸 흐르던 생

 

깊은 강물같이 철들게 하는

슬픔과 괴로움의 소낙비.

 

산에 들에 내리는

소낙비같이

 

내 마음 내 삶에도 찾아오는

소낙비를 반가이 맞으리.

 

 

+ 소낙비 오는 날의 시

 

오락가락

소낙비 내리는

 

오늘은

참 좋은 날이다.

 

요 며칠 새 더욱

푸르러진 이파리들도

 

지금은 가만히

한숨 고르고 있다.

 

어쩌면 좀 있다

또다시 소낙비 내리면

 

한바탕 춤을 추어야 할

초록의 작은 몸들.

 

갖가지 희로애락의

소낙비를 맞으며 살아가는

 

나의 몸도 저 이파리들과

다를 바가 없으리.

 

 

+ 소낙비 맞은 들꽃

 

소낙비에 흠뻑 젖고서도

밝게 웃고 있는

 

손톱같이 작은

아름다운 들꽃아.

 

퍼붓는 소낙비에

많이 무서웠을 텐데도

 

잘 견디어낸

용기 있고 기특한 것아.

 

살아가다가 이따금 만나는

슬픔과 고통의 소낙비

 

지레 겁먹지 말라고

네 온몸으로 말해 주는구나.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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