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영혼을 생각하는 시 모음> 정연복의 영혼

 

+ 영혼

 

영혼이 뭔지

영혼이라는 게 있는 건지

 

솔직히 말해

잘 모르겠지만.

 

피고 지는

꽃들을 볼 때마다

 

문득 드는

한 가지 생각.

 

예쁜 얼굴

아름다운 몸보다도

 

더 아름다운 영혼이

정말 존재할지도 모르겠다는.

 

 

+ 꽃 앞에서

 

꽃 앞에

가만히 서 있으면

 

나도 문득

한 송이 꽃이 된다.

 

그늘졌던 마음

한순간 스러지고

 

가슴속이

꽃빛으로 환하다.

 

너도 나도

한 송이 꽃과 같은 것

 

사람의 영혼은

본디 꽃같이 아름다운 것.

 

 

+

 

꽃의 환한 미소를

좋아하는 사람

 

꽃의 예쁜 얼굴을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에

수없이 많다.

 

쓸쓸히 지는 꽃의 마음을

헤아리는 사람

 

보이지 않는 꽃의 영혼을

느끼고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

 

 

+ 꽃잎 찬가

 

남몰래

감추고 있는 것

 

없다

눈곱만큼도 없다.

 

알몸에

속살까지 다 내놓고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배시시 웃는다.

 

머리 쓰는 생각은 없고

가슴과 영혼만 있는 듯

 

아무런 꾸밈없이

순진무구만으로 사는 듯.

 

 

+

 

장미가 어떤 꽃인지

참으로 알려면

 

장미 가시에 된통 찔리는

아픔을 겪어 보아야 한다.

 

봉선화가 무슨 꽃인지

진실로 알려면

 

손톱발톱에 가슴속까지 한번은

빨갛게 봉숭아물이 들어야 한다.

 

꽃의 이름이나 겉모양만 갖고서

그 꽃을 안다고 말할 수 없다

 

보이지 않는 꽃의 마음

또 영혼까지도 느껴보아야 한다.

 

 

+ 꽃빛 사람

 

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들의 눈빛은

꽃빛처럼 맑고 순하다.

 

한번 본 꽃의 어여쁨을

오래오래 잊지 못하는

 

사람들의 가슴속에는

꽃빛이 함께 살아 있다.

 

꽃으로 사람은

점점 더 좋은 사람이 되어

 

이윽고 영혼 깊은 곳까지도

꽃빛으로 곱게 물든다.

 

 

+ 지는 꽃잎에게

 

울지 마

울지 마

 

한철 예쁘게

살다가 가는데.

 

비바람 찬이슬도

다 견디어내고

 

보란 듯이 한 점

빛으로 피었던 너잖아.

 

네가 울면

나도 덩달아 울 테니

 

울지 마 한번만 더

너의 웃는 얼굴 보여줘.

 

네 몸은 이제

내 곁을 떠나가도

 

너의 영혼은 내 가슴속

오래오래 기억할게.

 

 

+ 이슬과 눈물

 

한낮의 밝은 햇살

받는 꽃도 예쁘지만

 

간밤에 맺힌 이슬 함께

있는 꽃은 더 예쁘다.

 

뭐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싱그럽고도 신비한

그 무엇이 느껴지는 거다.

 

웃음꽃 핀

사람의 얼굴도 예쁘지만

 

이따금 눈물꽃 필 때

얼굴은 더욱 아름답다.

 

이슬 같은

눈물 몇 방울로도

 

사람의 영혼은

말갛게 씻기는 모양이다.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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