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아내 시 모음> 정연복의 아내와 토끼

 

+ 아내와 토끼

 

1963년에 태어난

아내는 토끼띠

 

그래서인가 동물 중에도

토끼를 참 예뻐한다.

 

아내가 품속에 가만히

토끼를 안고 있으면

 

그냥 토끼가 아니라

진짜 아기 같다.

 

토끼를 바라보는 아내

아내를 쳐다보는 토끼의

 

두 눈빛은 또

얼마나 평화롭고 아름다운지.

 

 

+ 아내와 산토끼

 

마치 제 뱃속에서 나온

아기인 양

 

연갈색 산토끼를

가슴에 쏙 품어 안고서

 

예뻐 죽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아내.

 

두 귀가 쫑긋 서고

새까만 왕방울 눈

 

토끼는 아내를 정말

엄마로 느낄지도 모르겠다.

 

지극한 사랑의 눈길 담아

어린 생명을 바라보는

 

안경 너머

아내의 선한 눈빛

 

예쁘다

꼭 천사의 눈빛 같다.

 

 

+ 토끼 아내

 

토끼띠로

태어나서 그런지

 

어떨 땐 아내가

꼭 토끼 같아 보인다.

 

토끼를 가슴에

사랑스레 품고 있는

 

아내 모습은

영락없는 토끼 엄마다.

 

이불을 걷어차고

팔다리 펼쳐 만세 부르며

 

곤히 잠든 모습은

어쩐지 가엾은 토끼다.

 

토끼처럼

순한 영혼을 가졌지만

 

하루하루 고단한 삶에

몸은 많이 지쳐 있는.

 

 

+ 토끼에게

 

왠지 잔뜩

겁먹은 표정 같은

 

왕방울 눈의

작고 예쁜 토끼야.

 

남몰래 속으로

감추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나 자신도 삶에

두려움을 느낄 때가 많단다.

 

너랑 나랑 마음의 새끼손가락

걸어 약속하자

 

어차피 살아가는 건데

굳센 용기를 갖고 살자고.

 

세상에는 나쁜 일도 많지만

좋은 일이 더 많으니

 

가급적 밝은 쪽으로 생각하면서

편안한 맘으로 살아가자고.

 

 

+ 토끼와 거북이

 

시간은 하루하루

토끼같이 바람같이 빠르다

 

자연의 변화는

거북이같이 느릿느릿하다.

 

시간과 자연은

빠르기가 비교가 안 될 듯싶은데

 

놀랍게도 최후의 승자는

느려 터진 듯 보이는 자연이다.

 

매일 바라보아도

늘 푸르기만 했던 저 잎들이

 

어느 결에 붉게

물들어 있는 것 좀 보라니까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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