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특집 시 모음>  헨리 반 다이크의 '무명교사 예찬사' 외

+ 무명교사 예찬사

나는 무명교사를 예찬하는 노래를 부르노라.

위대한 장군은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나
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무명의 병사이다.

유명한 교육자는 새로운 교육학의 체계를 세우나
젊은이를 건져서 이끄는 자는 무명의 교사로다.

그는 청빈 속에 살고 고난 속에 안주하도다.

그를 위하여 부는 나팔 없고,
그를 태우고자 기다리는 황금마차는 없으며,
금빛 찬란한 훈장이 그 가슴을 장식하지 않는도다.

묵묵히 어둠의 전선을 지키는
그 무지와 우매의 참호를 향하여 돌진하는 그이어니
날마다 날마다 쉴 줄도 모르고
천년의 적이 악의 세력을 정복하고자 싸우며,
잠자고 있는 영혼을 깨워 일으키도다.

게으른 자에게 생기를 불어주고
하고자 하는 자에게 고무하며
방황하는 자를 확고하게 하여 주도다.

그는 스스로의 학문하는 즐거움을
젊은이에게 전해 주며  
최고의 정신적 보물을 젊은이들과 더불어 나누도다.

그가 켜는 수많은 촛불
그 빛은 후일에 그에게 되돌아 그를 기쁘게 하노니
이것이야말로 그가 받은 보상이다.

지식은 새 책에서 배울 수 있으되
지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오직 따뜻한
인간적 접촉으로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로다.

공화국을 두루 살피되 무명의 교사보다
예찬을 받아 마땅한 사람이 어디 있으랴.

민주사회의 귀족적 반열에 오를 자
그밖에 누구일 것인고

자신의 임금이요, 인류의 머슴인저!
(헨리 반 다이크·미국 시인)


+ 어릴 때 내 꿈은

어릴 때 내 꿈은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나뭇잎 냄새 나는 계집애들과
먹머루빛 눈 가진 초롱초롱한 사내 녀석들에게
시도 가르치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들려주며
창 밖의 햇살이 언제나 교실 안에도 가득한
그런 학교의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플라타너스 아래 앉아 시들지 않는 아이들의 얘기도 들으며
하모니카 소리에 봉숭아꽃 한 잎씩 열리는
그런 시골학교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나는 자라서 내 꿈대로 선생이 되었어요.
그러나 하루 종일 아이들에게 침묵과 순종을 강요하는
그런 선생이 되고 싶지는 않았어요.
밤늦게까지 아이들을 묶어놓고 험한 얼굴로 소리치며
재미없는 시험문제만 풀어주는
선생이 되려던 것은 아니었어요.
옳지 않은 줄 알면서도 그럴 듯하게 아이들을 속여넘기는
그런 선생이 되고자 했던 것은 정말 아니었어요.
아이들이 저렇게 목숨을 끊으며 거부하는데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편이 되지 못하고
억압하고 짓누르는 자의 편에 선 선생이 되리라곤 생각지 못했어요.

아직도 내 꿈은 아이들의 좋은 선생님이 되는 거예요.
물을 건너지 못하는 아이들 징검다리 되고 싶어요.
길을 묻는 아이들 지팡이 되고 싶어요.
헐벗은 아이들 언 살을 싸안는 옷 한 자락 되고 싶어요.
푸른 보리처럼 아이들이 쑥쑥 자라는 동안
가슴에 거름을 얹고 따뜻하게 썩어가는 봄 흙이 되고 싶어요.
(도종환·시인, 1954-)


+ 스승의 시

선생님은
학생들 마음에 색깔을 칠하고 생각의 길잡이가 되고
학생들과 함께 성취하고 실수를 바로잡아주고
길을 밝혀 젊은이들을 인도하며
지식과 진리에 대한 사랑을 일깨웁니다.
당신이 가르치고 미소 지을 때마다
우리의 미래는 밝아집니다.
시인, 철학자, 왕의 탄생은 선생님과
그가 가르치는 지혜로부터 시작하니까요.
(케빈 윌리엄 허프·미국의 웹디자이너로서 교사인 아내를 위해
'선생님'에 관한 일련의 시를 썼다)


+ 우리 선생님

우리 선생님은
손바닥을 탁 때려놓고
종달아 너 아프냐
물어본다

우리 선생님은
무릎 꿇고 손 들고 앉혀 놓고는
종달아 너 팔 아프냐
물어본다
(김용택·시인이며 초등학교 교사, 1948-)


+ 선생님

우리 할머니는
엄마 대신 나를 길러 주신다.
오늘도 뒷산에서 뜯은 산나물
보따리에 이고 시장으로 가신 할머니
늦게 오시는 할머니를 위해
나는 저녁밥을 짓는다.

-선생님도 엄마 없이 자랐단다.
  용기 잃지 말고 열심히 살려무나.

내가 일기장에 쓴 글 아래에
써 주신 선생님 말씀.
(정세기·시인이며 초등학교 교사, 1961-2006)


+ 스승의 날

선생님께 카네이션 달아 드릴
반 대표는

그야, 선생님 사랑
가장 많이 받은 사람

그럼
반장, 아니
부반장, 아니
그럼 누구?

장난 심하다고
공부 안 한다고

평소에 가장 많이 야단 맞은
나야, 나
(전병호·아동문학가)


+ 백 점 맞은 연못

하늘 선생님이
연못을 채점한다.

부레옥잠, 수련, 소금쟁이
물방개, 붕어, 올챙이……

모두 모두
품속에 안아 주고
예쁘게 잘 키웠다고

여기도 동그라미
저기도 동그라미

빗방울로
동그라미 친다.
(박승우·아동문학가)


+ 난, 선생님이 아니야

찔레덤불 속에서
정신없이 조잘대는 참새 떼
마치, 선생님 없는 우리 반 같다.

몇 마린데 저리 소란스러울까?
살금살금 다가가는데
뚝!
수다가 그쳤다.
"선생님 오신다!"
한 마디에 조용해지는 우리처럼

참새야,
나, 선생님 아니야.
(이혜영·아동문학가)


+ 목숨을 걸고

이 땅에서
진짜 술꾼이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술을 마셔야 한다

이 땅에서
참된 연애를 하려거든
목숨을 걸고 연애를 해야 한다

이 땅에서
좋은 선생이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교단에 서야 한다

뭐든지
진짜가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목숨을 걸고......
(이광웅·시인이며 국어 교사, 1940-1992)


+ 교사의 기도

오, 주님!
내가 교실에 들어갈 때
나에게 힘을 주시어 유능한 교사가 되게 하소서.
나에게 지식 이상의 지혜를 주시어
내가 준비한 지식을 아는데 그치게 않게 하시고
내게서 배우는 학생들의 삶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소서.
나에게 그들을 설득시킬 지혜를 주시어
냉담한 그들의 얼굴이
당신께 대한 관심으로 피어나게 하소서.
당신께 큰 관심이 없는 학생들 가슴속에
내가 이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되겠나이다.
배반자의 쌀쌀한 얼굴도 마다하지 않으신
당신의 그 친절을 나에게도 주시어
가면 뒤에 숨어 있는 고독한 영혼을 보게 하소서.
나에게 당신의 그 인내를 주시어 실패해도 낙심 말게 하소서.
이 땅 위에 오셔서 완고한 인간들 가운데서 일하다 가신
당신을 본받아야 되겠나이다.
나에게 당신의 그 겸손을 주시어
당신께서 사람들을 아버지께로 인도하신 것 같이
나도 사람들을 당신께로 인도하게 하소서.
당신께서 은총을 내려주시지 않으면
나는 아무도 당신께로 인도할 수 없사오니
결코 혼자서 하겠다는 생각은 말게 하소서.
나에게 통찰력을 주시어 나는 어른이라는 것과
이 학생들은 나만큼 자제력도 없으며
그 원하는 것도 다르다는 것을 올바로 인식하게 하소서.
학생들을 훈육하되 언제나 친절을 잃지 않게 하소서.
가르치면서도 배우게 하소서.
모든 지식을 다 갖추고 있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나에게 아무 유익이 없사오니
사랑을 꼭 실천하는 것을 배워 알게 하소서.
학생들이 나에게서 당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나는 가장 훌륭한 교사가 되는 것임을 알게 하소서.
학생들에게는 천국에 이르는 길을 제시하면서도
나 자신은 그 길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도록 도와주소서.

주여!
마지막으로, 내가 받을 최대의 보상은 여기에서가 아니라
저 세상에서라는 것을 잊지 말게 하소서.
이 땅 위에서 당신을 빛낸 공로로 내가 가르친 학생들과 함께
나는 천국에서 별처럼 빛나리라는 것을 알게 하소서.
(어느 무명 교사)


+ 스승의 기도          

날려보내기 위해 새들을 키웁니다
아이들이 저희를 사랑하게 해 주십시오.

당신께서 저희를 사랑하듯
저희가 아이들을 사랑하듯
아이들이 저희를 사랑하게 해 주십시오.

저희가 당신께 그러하듯
아이들이 저희를 뜨거운 가슴으로 믿고 따르며
당신께서 저희에게 그러하듯
아이들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며
거짓없이 가르칠 수 있는 힘을 주십시오.

아이들이 있음으로 해서 저희가 있을 수 있듯
저희가 있음으로 해서
아이들이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게 해 주십시오.

힘차게 나는 날개짓을 가르치고
세상을 올곧게 보는 눈을 갖게 하고

이윽고 그들이 하늘 너머 날아가고 난 뒤
오래도록 비어있는 풍경을 바라보다

그 풍경을 지우고 다시 채우는 일로
평생을 살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서로 사랑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저희를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저희가 더더욱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도종환·시인, 1954-)


+ 스승의 기도

스승이신 주님
제게 가르쳐 주십시오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을
진실하게 사랑하는 법을.

제게 주십시오
그들이 지닌 선을 발견하며,
그들이 지닌 독특한 재능들을 깊이
존중할 수 있는 힘을.

저를 도와주십시오
헌신적이며 믿음을 주는 스승이 될 수 있도록.

겸손하게 저의 지식을 나누어주며
주의 깊게 경청하며
기꺼이 도와주며
가르침을 통해 그들이 선을 추구하게 해 주십시오.

그들의 필요를 민감하게 알아들으며
잘못을 분별 있게 나무라며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실수를 관대하게 용서하게 해 주십시오.

사상을 전하고 예(藝)를 가르칠 때,
삶에 대한 성실한 자세로
진리에 겸허하게 순종하게 해 주십시오.

그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보임으로써
삶에 대한 묘미와
배움에 대한 열정을 불어넣게 해 주십시오.
저의 부족함과 한계를 받아들일 수 있는 힘과
하루를 희망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십시오
그리고 가르치는 데 필요한
인내심과 익살스러움을 주십시오.

당신의 손으로부터
학생 하나하나를 받아들입니다.
저는 알고 있습니다
비록 그들이 그것을 보지 못할 때조차도
그들 하나하나가
유일한 가치를 지닌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저는 느끼고 있습니다
많은 젊은이들에게 빛과 희망을
사명감과 인생의 목적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제게 주어졌다는 것을.
당신이 저를 신뢰하시며
저의 곁에 서 계시다는 것을 믿습니다.

하루를 시작하며
당신의 축복을 청합니다
저와 저의 학생들을 축복하시어
저의 꿈과 희망을 이루게 해 주십시오.
선인들의 지혜에서
저희의 삶에서
그리고 서로에게서 배우게 해 주십시오
무엇보다도 당신의 이끄심으로부터
당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의 삶으로부터
배우게 해 주십시오.

진실한 배움은
각자가 살아야 하는 삶을 사는 것,
참된 인간으로서의 나 자신을 아는 것,
그리고 우리가 배우는 모든 것에서
당신의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조만나스)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80 바람예수글 기도·2 - 홍수희 바람예수 2011-07-27 2542
3379 바람예수글 <버릇과 습관에 관한 시 모음> 정세훈의 '버릇' 외 바람예수 2011-07-27 2585
3378 바람예수글 나에게 예수님은 - 마더 테레사 바람예수 2011-07-27 3446
3377 바람예수글 나그네 인생 - 폴 와튼 바람예수 2011-07-26 3580
3376 바람예수글 돈이 하는 말 - 레이 존스 바람예수 2011-07-26 3540
3375 바람예수글 <이름에 얽힌 시 모음> 이기철의 '맑은 날' 외 바람예수 2011-07-25 2863
3374 바람예수글 <똥 동시 모음> 전래 동요 '엿 장수 똥구멍은' 외 바람예수 2011-07-21 4182
3373 바람예수글 <외로움 시 모음> 오르탕스 블루의 '사막' 외 바람예수 2011-07-19 4263
3372 바람예수글 <세월에 관한 시 모음> 김시종의 '세월' 외 바람예수 2011-07-16 4548
3371 기독교세계 지평선이 그려 내는 꿈 (농활을 다녀와서) / 이광민(성공회대 SCA) KSCF 2011-07-14 5095
3370 바람예수글 <용서에 관한 시 모음> 김재진의 '벼랑에 대하여' 외 바람예수 2011-07-08 4277
3369 바람예수글 <성경을 읽을 때의 기도> 이해인의 '성서와 함께' 외 바람예수 2011-07-07 3292
3368 바람예수글 <감사의 기도 모음> 노천명의 '감사' 외 바람예수 2011-07-06 4134
3367 바람예수글 <자장가 시 모음> 목일신의 '자장가' 외 바람예수 2011-07-05 5059
3366 바람예수글 <웃음 시 모음> 박영원의 '웃음' 외 바람예수 2011-07-04 4309
3365 바람예수글 <7월에 관한 시 모음> 고은영의 '7월에게' 외 바람예수 2011-06-30 5632
3364 바람예수글 우리가 닦는 고리 - 허호석 바람예수 2011-06-29 3073
3363 바람예수글 <아침기도 모음> 고대 아일랜드의 '아침 기도' 외 바람예수 2011-06-29 3478
3362 바람예수글 <슬픔 시 모음> 복효근의 '슬픔에 대하여' 외 바람예수 2011-06-28 3550
3361 바람예수글 <마음을 비우는 시> 나해철의 '내 마음의 겨울' 외 바람예수 2011-06-28 3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