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영혼 시 모음> 정연복의 꽃 몸

 

+ 꽃 몸

 

홀딱

벌거벗은 채로

 

제 몸의 깊은 속까지

다 보여준다

 

그런데도 조금도

상스럽거나 추하지 않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의식하지 않고

 

감출 것 하나 없이 맘 편히

정직하게 살아가니까

 

오히려 더 빛나고 순결한

꽃의 몸 꽃의 영혼.

 

 

+ 몸과 영혼

 

한동안 밥을 먹지 못해

굶주린 몸

 

영양실조를 지나

이윽고 숨이 끊어진다.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하는 영혼

 

차츰 시들해지다가

마침내 쓰러져 죽는다.

 

세상에는 육신이 허기진

사람들이 많이 있다

 

영혼이 목마르고 주린

사람들은 더 많을지 모른다.

 

 

+ 몸과 영혼

 

아내와 다정히

손을 잡고 걸으면

 

둘 사이의 마음의 거리가

금방 좁혀집니다.

 

아내의 맑은 눈을

잠깐 훔쳐보기만 해도

 

나의 때 묻은 정신이

퍽 깨끗해지는 느낌입니다.

 

한밤중 곤하게 자고 있는

아내의 몸을 가만가만 토닥이면

 

잠결에도 아내는

내 팔베개 속으로 들어옵니다.

 

아내의 몸을 통하여

나는 아내를 더욱 사랑하게 되고

 

둘의 몸은 날로 낡아지더라도

영혼은 조금씩 깊어갑니다.

 

 

+ 몸과 정신

 

꽃의 몸은 연약하다

얇디얇은 종잇장 같다

 

살짝 손길만 스쳐도

상처가 난다.

 

그런데도 꽃에서는

생명의 기운이 느껴진다

 

보이지 않는

꽃의 정신 때문이다.

 

사람도 꽃이랑

많이 닮았다

 

몸으로 말하면

바위 하나에도 못 미치지만

 

정신적으로는

태산같이 강할 수도 있다.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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