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시 모음> 정연복의 장미

 

+ 장미

 

빨간 장미를

한참 들여다보니

 

불같이 뜨거운

생명의 힘이 느껴진다.

 

장미에

심장을 갖다 대니까

 

불꽃의 기운이

심장 속으로 흘러든다.

 

아무리 못해도

하루쯤은

 

열정을 품고

살아갈 수 있겠다.

 

 

+ 장미

 

밤톨같이 생긴

초록 봉오리 속에서

 

빨간 불덩이들

펑펑 튀어나온다.

 

어릴 적

검은 상자 안에서

 

흰 비둘기를 끄집어내던

마술사 솜씨에

 

전혀 뒤지지 않는

참 놀랍고 신기한 광경이다.

 

 

+ 장미

 

어느새 오월도

내리막을 걷기 시작하여

 

언제쯤 장미 필까

은근히 기다렸는데.

 

한 송이 두 송이

피어나기 시작하더니

 

요 며칠 새

불꽃 무리를 이루었다.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시뻘건 불길

 

내 가슴에도

활활 옮겨 붙어라.

 

 

+ 장미

 

시뻘건 불덩이의

장미 한 송이

 

내 가슴속에

들여놓아야 하겠다.

 

사랑하고도 더욱

사랑해야 할 것 같은

 

한 사람이

문득 생겨났으니.

 

자나깨나 설레는

나의 가슴 나의 심장

 

불꽃같은 장밋빛으로

물들여야 하겠다.

 

 

+ 장미

 

너를 처음 본

그날 그 순간부터

 

내 심장은

새빨간 장미 되었다.

 

장미의 계절을 지나서도

질 줄을 모르고

 

지금껏 피어 있는

불덩이 꽃이 되었다.

 

이렇게나 뜨거운

나의 온몸과 온 마음

 

너는 아는가

새까맣게 모르는가.

 

 

+ 장미

 

피어서도 눈부시게

예뻤던 장미

 

져서 가만히

대지에 누워서도

 

예쁘다

여전히 예쁘다.

 

피어 있을 때

그리도 예뻤던 몸

 

이제는 연분홍

순한 영혼까지 품어 안고서

 

예쁘다

슬프도록 예쁘다.

 

 

+ 장미

 

나는 세상의 모든

장미를 사랑하지는 않는다

 

세월의 어느 모퉁이에서

한순간 눈에 쏙 들어왔지만

 

어느새 내 여린 살갗을

, 찌른 독한 가시

 

그 한 송이 장미를

나는 미워하면서도 사랑한다.

 

나는 세상의 모든

여자를 사랑하지는 않는다

 

세상의 모든 별빛보다

더 많은 눈동자들 중에

 

남몰래 딱, 눈이 맞아

애증(愛憎)의 열차에 합승한

 

그 한 여자를

나는 미워하면서도 사랑한다.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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