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 기도 모음> 정연복의 걸레의 기도

 

+ 걸레의 기도

 

주님!

 

당신께선 저를

참 신비한 존재로 지으셨어요

 

제가 더러워지는 만큼

세상의 때가 씻어지니 말입니다.

 

세상 죄를 짊어지고 가는

어린양 예수같이

 

저는 태어나 죽을 때까지

세상의 더러움을 온몸으로 품어요.

 

, 주님!

 

하지만 당신께선

알고 계실 줄 믿어요

 

내 몸이 겉으로 더럽혀지고

너덜너덜해지는 그만큼

 

나의 보이지 않는 영혼은

날로 더 깊고 순수해지고 있음을.

 

 

+ 걸레의 기도

 

저는 세상의 온갖 더러움

씻어주는 일을 해요

 

제가 더러워지는 만큼

세상은 더 맑고 깨끗해져요

 

생각해 보면

참 숭고한 일 아니겠어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저의 존재를 하찮게 여겨요

 

자기네가 더럽힌 세상 닦아주는 걸

고마워하지도 않아요

 

저를 마음대로 써먹다가

어느 순간 발기발기 찢어버려요.

 

하지만 주님!

 

저는 개의치 않겠어요

제 할 일 다하다 가겠어요

 

주님이 온 세상 죄를 뒤집어쓰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듯이

 

저도 온몸으로 세상 더러움 닦다가

때가 되면 죽을 거예요.

 

 

+ 걸레질할 때의 기도

 

오랜만에 집안

구석구석을 걸레질합니다

 

깨끗이 빤 걸레가

금방 꺼멓게 됩니다

 

그 동안 쌓인 먼지가

엄청났던 모양입니다.

 

주님!

 

제 마음의 방도 걸레질하면

얼마나 깨끗해질까요

 

살아가면서 쌓이는

마음속 나쁜 생각들과 더러운 것들

 

남들에 대한 원망과 미움

내 자신에 대한 짜증과 혐오

 

가끔은 두 손 걷어붙이고

말끔히 씻어내게 하소서.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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