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의 유언 시 모음> 정연복의 낙엽의 유언

 

+ 낙엽의 유언

 

비록 한철의

짧은 내 생이었지만

 

햇빛과 달빛과 별빛

찬 이슬과 비바람 맞으며

 

푸름에서 단풍까지 줄달음친

아름다운 날들이었다.

 

나 이제 아스라이

그대 곁을 떠나지만

 

내 온몸으로 발하던

푸름과 단풍의 빛

 

그대 가슴속에

오래오래 기억되기를!

 

슬픔과 고통에도 굴하지 않는

푸른 희망의 빛으로 살아

 

그대 영혼도

고운 단풍으로 물들어 가기를!

 

 

+ 낙엽의 유언

 

하루하루 사는 게

그리 만만치 않은 세상에

 

너희들을 남겨두고

먼저 떠나가서 미안해.

 

나의 푸른빛을 보며

기뻐하고 또 즐거워했지

 

단풍 물든 내 여린 몸

조심스레 쓰다듬어도 주었지.

 

이렇게 착한 너희들과 함께

잠시 머물렀던 지상의 세상

 

이제 와 뒤돌아보니

정말 천국같이 좋은 곳이었어.

 

비록 몸은 떠나지만 마음은

오래오래 너희들 곁에 있을게

 

영혼 하나 곱게 물들이며 살다

훗날 우리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

 

 

+ 낙엽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낙엽

 

송곳 같은 화두 되어

내 가슴에 꽂힌다.

 

한철 살고서는

총총 사라지는

 

나를 보라고

나를 보라고.

 

사람의

나그네 인생길도

 

그리 길지는 못하다고

저기 끝이 보이지 않느냐고.

 

 

+ 낙엽의 말

 

가을 찬바람에

한 잎 두 잎

 

힘없이 쓸쓸히

내가 땅으로 추락한다고

 

내가 덧없이 진다고

말하지 말아요.

 

봄 여름 가을

자그마치 세 계절 동안

 

눈부시도록 푸른 한 생()

온전히 살다 가는

 

나의 충만한 존재

나의 찬란한 스러짐을 두고

 

덧없다 슬프다

쉬이 말하지 말아요.

 

왔다 가는 것은

생명의 이치인 줄 알기에

 

이제 가벼운 맘으로

돌아가는 참인데

 

나 때문에

괜히 눈물짓지 말아요.

 

 

+ 낙엽의 유서

 

서슬 푸르던 생 기어코

고운 단풍 물들었다가

 

바람에 날려 고분고분

지상에 눕는 낙엽.

 

단 한마디

말은 없어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온몸이 그대로 유서다.

 

나는 한 생

후회 없이 살다가 간다

 

비록 길지는 못했지만

기쁘고 아름다운 날들이었다고.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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