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을 노래하는 시 모음> 정연복의 들꽃 시인

 

+ 들꽃 시인

 

길을 가다가

작은 들꽃 하나 만나면

 

반갑고 설레는 마음

어찌할 줄 모르겠다.

 

내가 너른 세상에서 얼마나

보잘것없는 존재인 줄 알기에

 

마치 내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 소박한 풀꽃.

 

가난한 시인으로 살다보니까

볼품없는 것들이 보이고

 

그래서 이따금 들꽃같이

예쁜 시가 생겨나기도 한다.

 

 

+ 꽃 시인

 

아무 꽃 앞에서든

가만히 서 있어 보라

 

꽃은 그 자체로

그야말로 명시다.

 

입이 없어

말 한마디 못하면서도

 

그냥 자신의 존재로

더없이 뜻이 깊은 시다.

 

세상에는 더러

꽃 같은 시인이 있다

 

시인이라고 떠벌리지 않는데도

삶 자체가 시가 되는.

 

 

+ 시인의 노래

 

바람에 흔들리는

작은 꽃잎을 훔쳐보며

 

나는

슬픔의 노래를 부르네.

 

산다는 것은

흔들린다는 것

 

아무리 작은 목숨이라도

바람을 비켜갈 수는 없다네.

 

바람에 춤추는

작은 꽃잎을 바라보며

 

나는

기쁨의 노래를 부르네.

 

산다는 것은

춤을 춘다는 것

 

아무리 하찮은 삶이라도

춤을 출 이유가 없지 않다네.

 

 

+ 행복한 시인

 

지천으로 널려 있는

세 잎 클로버같이

 

세상의 작고 평범한 것들에

눈길 주는 시인이 되리.

 

기막힌 행운 같은 것은

찾아오지 않더라도

 

일상의 소박한 행복이면 참

좋겠다고 얘기하는 시인이 되리.

 

누구라도 알아들을 수 있는

쉽고 꾸밈없는 언어로

 

누구나의 가슴속 샘솟는 사랑의

기쁨과 행복을 노래하는 시인이 되리.

 

 

+ 시인

 

세월이 가면

시인은 흙으로 돌아가도

 

어쩌면 시는 오래오래

살아남을지 모른다.

 

시인의 몸은 지상에서

아스라이 사라지고 없어도

 

시인의 정신은 성큼

죽음을 넘어설지도 모른다.

 

그래서 한 글자 한 글자

심혈을 기울여 써야 하는 거다

 

모름지기 시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라면.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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