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세계 시 모음> 정연복의 은세계(銀世界)’

 

+ 은세계(銀世界)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나보다

 

사방팔방 끝없이

펼쳐져 있는 은세계.

 

지상의 모든 더러움은

온데간데없다

 

순수의 옷으로 갈아입은

하늘 아래 온 땅.

 

아무도 가지 않은 하얀

눈길을 조심조심 밟으며

 

오늘은 오늘만큼은

티끌의 죄도 없이 살아보리라.

 

 

+ 함박눈 오는 날

 

펄펄

함박눈 내리니

 

순식간에 온 세상이

은세계(銀世界)로 변한다.

 

여태껏 있었던

모든 길이 하얗게 지워지고

 

끝없는 순수의 땅에

이제 새 길을 내어야 한다.

 

 

+ 눈 온 날 아침

 

밤사이에

눈 내리셨나보다

 

온 세상이 하얀

새날 새아침이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늘 새로운 날이지만

 

오늘 아침은 새로움의

느낌이 확 다르다.

 

과거는 과거로 흘려보내고

새 생각 새 마음으로

 

오늘은 전혀 새 출발을

해보라고 속삭이는 은세계.

 

 

+ 함박눈

 

밤새 함박눈이

내렸나보다

 

잠에서 깨어나

창 밖을 내다보니

 

눈길 닿는 어디든지

은세계(銀世界).

 

몇 시간 남짓의

하룻밤 새

 

온 세상을 순백의

도화지로 만들어버린

 

함박눈의 고요하고도

거대한 혁명!

 

함박눈아

티없는 함박눈아

 

사랑에 부족함이 많고

남몰래 지은 죄도 태산 같은

 

내 가슴속에도 한번

펑펑 내려다오

 

새롭게 시작하고

다시 사랑할 수 있도록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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