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을 노래하는 시 모음> 정연복의 봄바람

 

+ 봄바람에게

 

찬바람 부는 긴긴

겨우내 내가 널 매일

 

손꼽아 기다린 걸

알고 있을까.

 

아무 때고 가고 싶은 곳

손쉽게 가닿을 줄 알았는데

 

네게도

때가 있는 모양이다.

 

네 계절을 돌고 돌아

다시 찾아온 너

 

산에도 들에도 내 가슴에도

힘껏 불어다오.

 

 

+ 봄바람

 

산들산들 바람에

춤추지 않으면

 

그 꽃

죽은 꽃이리.

 

살랑살랑 봄바람에

흔들리지 않으면

 

그 가슴

죽은 가슴이리.

 

산에 들에 불어오는

바람아 싱그러운 봄바람아

 

이 마음 이 가슴도

사정없이 흔들어다오.

 

 

+ 봄바람

 

산에 들에

봄바람 불어

 

겨울은 저만치

멀어져 가네.

 

싱그러운

봄바람의 애무에

 

겨우내 숨죽였던 온 땅

생명이 기지개를 켜네.

 

긴긴 세월 목말랐던

내 작은 가슴에도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네.

 

새날에 대한 연둣빛

희망이 움트고

 

내게도 아직은 많이 남은

사랑의 일이 느껴지네.

 

 

+ 봄바람

 

세탁기에서 꺼내

건조대에 널어둔 빨래들

 

베란다 창문으로 불어오는

살랑살랑 봄바람에

 

한나절이면 뽀송뽀송

잘도 마른다.

 

겨우내 움츠렸던 가슴속

켜켜이 쌓인 삶의 괴로움들

 

민들레가 피고 초록 풀들이

돋아난 들길 따라 걸으며

 

산들산들 봄바람에

속 시원히 날려 보내리.

 

 

+ 봄바람

 

봄바람 불어

꽃잎 춤추더니

 

봄바람 불어

꽃잎 떨어진다.

 

기뻐 춤추는 것도

한순간

 

쓸쓸히 지는 것도

한순간.

 

삶의 기쁨도

죽음의 슬픔도

 

한줄기 바람인 것을

이 봄에 다시 또 배우네.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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