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노래 모음> 정연복의 행복한 풀꽃의 노래

 

+ 행복한 풀꽃의 노래

 

끝없이 너른 세상

너른 들판에서

 

나 작아도 너무 작아서

남들이 몰라보지만.

 

큰 꽃들이 누리는

하늘과 땅의 온갖 은총

 

나 하나도 빠짐없이

다 누리고 사네.

 

햇살과 바람과 비와 달빛

맑은 이슬 흠뻑 맞아

 

나만의 예쁜 꽃 피우며

행복하게 살아가네.

 

 

+ 작은 풀꽃의 노래

 

나는 작아요

좁쌀같이 작아요

 

그래도 그런데도

삶이 늘 기쁘고 행복해요.

 

실바람 한줄기에도

온몸 흥겨이 춤추고요

 

햇살 한 조각만 내려앉아도

이 몸은 빛나는 보석 되어요.

 

간밤에 내린

방울방울 찬이슬도

 

나의 영혼을 맑히는

하늘의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 작은 풀꽃의 노래

 

들판은 넓디넓고

이 몸은 작디작지만

 

슬프지도 않고

또 무섭지도 않아요.

 

저 높푸른 하늘이

언제나 날 굽어 살피고

 

들판의 갖가지 꽃과 풀이

나랑 한 가족인 걸요.

 

따스한 햇살과 찬이슬

함께 맞으며

 

그냥 나다운 꽃으로

한철 피었다 지면 그뿐.

 

지상에 머무는 동안

환한 웃음으로 살다가

 

떠날 때도 발걸음 가벼이

웃으면서 가리라.

 

 

+ 작은 풀꽃의 노래

 

나는

이름 없는 풀꽃

 

사람들이 날 몰라보고

그냥 스쳐지나가도 괜찮아요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아요

 

내 눈으로 보기에도

나는 너무너무 작은 걸요

 

좁쌀 알갱이나

코딱지만큼이나 될까.

 

그래도 아주 가끔은

기분 좋은 때도 있어요

 

어쩌다가 누군가 날

알아보고서 눈 맞출 때면

 

내 작은 심장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아요.

 

너무 기쁘고 행복해서

눈물이 나요.

 

 

+ 풀꽃의 노래

 

이름 없는 풀꽃이라고

풀죽어 있으면 안 되지

 

볼품없는 꽃이라고

움츠려들 것 하나 없지.

 

남들이 몰라주는

이름 없는 꽃이라 해도

 

의기소침하면 안 되지

마냥 슬픔에 잠겨서는 안 되지.

 

이름 있는 꽃도 꽃

이름 없는 나도 꽃

 

나의 꽃 됨을

아주 자랑스럽게 여겨야지.

 

 

+ 풀꽃의 노래

 

밤이슬에 젖어도

울지 않을래

 

어둔 밤 지나면

새 아침 밝아 오리니

 

비바람 몰려와도

약한 모습 보이지 않을래

 

고난과 시련 너머

기쁨의 날은 찾아오리니

 

아직 나 살아 있는 동안은

희망의 끈 놓지 않을래

 

환히 웃음 짓는 얼굴에

행복이 깃들 것이니

 

밤이슬 차갑고

비바람 무서워도

 

나 이렇게 살아 있음의 기쁨

온몸으로 노래할래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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