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을 노래하는 시 모음> 정연복의 우산

 

+ 우산

 

밀착된 두 몸

하나된 두 마음으로 지은

 

사랑의 집 한 채

걸어가네

 

빗속 사뿐사뿐

춤추듯 걸어가네.

 

세상에서 제일 작지만

가장 행복한 집.

 

 

+ 우산

 

아빠와 어린 아들이

소낙비를 뚫고 걸어갑니다

 

검정 우산은 아들 쪽으로

확 기울어 있습니다.

 

우산 바깥에 있는 거나 마찬가지인

아빠는 장대비를 쫄딱 맞아

 

흰색 와이셔츠 속의 맨살이

그대로 드러날 정도입니다.

 

지금은 아장아장 걸음

유치원생쯤의 꼬맹이

 

훗날 인생길 가다가 문득

빗속의 오늘을 떠올리게 될까요.

 

 

+ 우산

 

너랑 같이 있으면

뭐든 다 좋다

 

갑자기 소낙비 내리는데

우산이 있어도 없어도 좋다.

 

작은 우산 속에

너와 내가 함께 들어가

 

밀착된 몸에 하나 된

심장의 고동을 느껴도 좋다.

 

우산이 없어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더라도

 

둘이서 함께 맞는 소낙비라서

오히려 재밌고 행복할 따름이다.

 

살다가 보면 궂은 날도 많이 있을

나그네 인생길

 

비바람 눈보라 모두

너랑 같이 맞으면서 살고 싶다.

 

 

+ 종교적 우산

 

나 대신

비를 맞는다

 

너 대신

폭설을 맞는다

 

사람들을 대신하여

기꺼이 고통을 겪는다.

 

허공에 걸려 있는

동그란 십자가

 

말없이 온몸으로

착한 사랑을 실천하는

 

우산은

참 종교적이다.

 

 

+ 희망 우산

 

세상 살아가는 일이

만만치 않아

 

슬픔의 소낙비

주룩주룩 내리는 날에

 

가슴속 희망의 우산을

활짝 펴자.

 

괴로움의 소낙비

억수로 퍼붓는 날에도

 

희망의 우산을 두 손으로

꼭 붙들고 있자.

 

끝없이 내리는

소낙비는 세상에 없어

 

언젠가는 빗줄기

조용히 잦아들리니

 

아무리 삶이 힘들고

죽고 싶은 마음마저 들 때도

 

가슴속에 희망의 우산

있음을 잊지 말자.

 

 

+ 우산 기도

 

활짝 펼치면

동그스름한 모양의

 

온 세상에서

제일 작은 집이 되어

 

눈비를 막아주는

아름다운 우산같이.

 

이 세상 사람들의

마음과 가슴도

 

모나지 않고

순한 동그라미 되어

 

인생살이 비바람

서로 막아주게 하소서.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193 바람예수글 목련 바람예수 2018-06-14 34
14192 바람예수글 초록 이파리 바람예수 2018-06-14 23
14191 바람예수글 실과 나 바람예수 2018-06-14 28
14190 바람예수글 꽃의 힘 바람예수 2018-06-14 29
14189 바람예수글 꽃의 힘 바람예수 2018-06-14 26
14188 바람예수글 <꽃의 아름다움 시 모음> 정연복의 ‘꽃은 왜 예쁜가’ 외 바람예수 2018-06-14 37
» 바람예수글 <우산을 노래하는 시 모음> 정연복의 ‘우산’ 외 바람예수 2018-06-14 40
14186 바람예수글 <맑음 시 모음> 정연복의 ‘맑음’ 외 바람예수 2018-06-13 46
14185 바람예수글 <클로버 시 모음> 정연복의 ‘클로버에게’ 외 바람예수 2018-06-13 62
14184 바람예수글 바람 바람예수 2018-06-13 47
14183 바람예수글 <연(鳶) 시 모음> 정연복의 ‘연줄과 인생’ 외 바람예수 2018-06-13 51
14182 바람예수글 연줄과 인생 바람예수 2018-06-13 51
14181 바람예수글 진실한 사랑의 시 바람예수 2018-06-12 48
14180 바람예수글 진실한 사랑의 노래 바람예수 2018-06-12 41
14179 바람예수글 사랑과 자유 바람예수 2018-06-12 36
14178 바람예수글 <새 시 모음> 정연복의 ‘참새 가족’ 외 바람예수 2018-06-12 27
14177 바람예수글 독수리 바람예수 2018-06-12 33
14176 바람예수글 구름 바람예수 2018-06-12 39
14175 바람예수글 <흐름을 노래하는 시 모음> 정연복의 ‘흐름의 노래’ 외 바람예수 2018-06-12 23
14174 바람예수글 <풀꽃의 노래 모음> 정연복의 ‘행복한 풀꽃의 노래’ 외 바람예수 2018-06-1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