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을 묵상하는 시 모음> 정연복의 낙엽에게

 

+ 낙엽에게

 

방금

가지를 떠나서

 

허공에 나부끼는

.

 

단풍이

낙엽 되는 것

 

찰나요

한순간이구나.

 

지상에서 한 생

이루고 가는 너를

 

잊지 않을게

가슴속 깊이 담아둘게.

 

 

+ 낙엽 묵상

 

길가에 뒹구는

낙엽 한 장

 

조심스레 주워

가슴에 품어본다.

 

몇 계절

쉼 없이 달려온

 

작은 생명의 온기

사르르 전해진다.

 

목숨이 다한 듯

아직도 살아 있는 게

 

툭 던지는

화두 같은 한마디.

 

<지상에서 한 생

다 이루고 돌아가는

 

나를 슬퍼하지 말 것

너도 한 생을 이룰 것.>

 

 

+ 낙엽 묵상

 

며칠 전 주워온

낙엽 몇 장

 

보드랍던 게

바싹 말라 굳었다.

 

생명의 온기가 떠나고

죽음의 강을 넘어가니까

 

비로소 뚜렷이

드러나는 삶의 흔적들.

 

우리네 인생살이도

이러하겠지

 

죽은 다음에야 어느 사람의

진면목이 밝혀지겠지.

 

 

+ 낙엽 묵상

 

오래오래

푸른 잎일 줄 알았는데

 

어느새 단풍 물들어

며칠 눈부시더니

 

오늘 저녁 어스름에

쓸쓸히 지고 있네.

 

사람 목숨도

한 잎 나뭇잎을 닮아

 

영원할 줄만 알았던

젊음 꿈같이 스러지고

 

어느 날

죽음이랑 키스할 텐데.

 

지금 나는

잘 살아가고 있는 걸까

 

나그네 인생길에서

정말 소중한 게 뭘까.

 

 

+ 낙엽을 추모하는 시

 

지상에서 한 생

다 마치고

 

대지의 품속에

조용히 잠들어 있네.

 

초록에서 단풍까지

쉼 없이 달려오느라

 

많이 고단했을 텐데도

늘 웃음을 잃지 않았지.

 

몸이야 썩어서

흙으로 돌아가겠지만

 

네 마음 네 영혼은

오래오래 죽지 않으리.

 

아름답고도 굳세었던

너의 생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뭇사람의 가슴속에서.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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