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시 모음> 정연복의 사랑의 약속

 

+ 사랑의 약속

 

사랑이 물거품 되는

가벼운 세상이라 말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새끼손가락 걸어

 

사랑의 약속을 하는

연인들이 있을 것이다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 이유다

 

 

+ 새끼손가락

 

꼴찌를 뜻하는

새끼손가락 걸어

 

너와 나

무언의 약속을 하네.

 

서로에게

자신의 모습 낮추어

 

민들레나 채송화같이

교만함 없이 사랑하자.

 

아직은 우리 사랑의 키

작고 작지만

 

앞으로 알뜰히

또 튼튼히 키워가자.

 

너와 나 모두 세상에서

볼품없는 사람이지만

 

힘을 합하여

행복한 사랑 만들어가자고.

 

 

+ 새끼손가락

 

우리의 사랑

아직은 새싹과 같아서

 

꽃 피는 날까지는

한참을 기다려야 하겠지만.

 

너와 나의 가슴속에서

이미 시작된 그 사랑

 

이윽고 아름다운

꽃 한 송이 피우기까지.

 

변함없는 진실함과

알뜰살뜰 정성으로

 

사랑을 잘 키워갈 것을

우리 새끼손가락 걸어 약속해요.

 

 

+ 열 손가락

 

두 손에 빽빽이

자그마치 열 손가락

 

그냥 폼으로

달려 있는 게 아니다.

 

뭐든 좋은 일에

많이 사용해달라고

 

늘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는 거다.

 

엄지를 척 세워

아낌없이 남을 칭찬하고

 

틈틈이 새끼손가락 걸어

사랑의 언약도 해보라고.

 

검지로 하늘의 해와 달과 별

산과 바다와 허공을 가리켜보고

 

손가락 꼽으며 삶의 기쁨과 슬픔

또 벗의 숫자도 헤아려보라고.

 

사람의 손에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열 손가락이

보란 듯이 달려 있는 거다.

 

 

+ 달과 손가락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고서

 

내 눈에

달이 들어왔다.

 

손가락에게

고마움을 느끼지만

 

더 중요한 건

손가락 너머 달이다.

 

모든 종교는 그것

너머를 가리키는 손가락

 

혹은 강을 건너는

뗏목 같은 것.

 

달을 보고

또 강을 건넌 다음에도

 

종교에 꽁꽁 얽매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513 바람예수글 <늦가을의 기도 모음> 정연복의 ‘늦가을의 작은 기도’ 외 바람예수 2018-11-12 6
15512 바람예수글 모두 다 시(詩)다 바람예수 2018-11-11 10
15511 바람예수글 <풀꽃 반지 시 모음> 정연복의 ‘꽃반지’ 외 바람예수 2018-11-11 6
15510 바람예수글 <가난한 부부의 행복 시 모음> 정연복의 ‘가난한 부부의 행복 노래’ 외 바람예수 2018-11-11 11
15509 바람예수글 <추억 부자 시 모음> 정연복의 ‘참된 부자의 노래’ 외 바람예수 2018-11-11 6
15508 바람예수글 궁합 바람예수 2018-11-11 7
15507 바람예수글 <빼빼로데이 시 모음> 정연복의 ‘빼빼로데이’ 외 바람예수 2018-11-11 6
15506 바람예수글 빼빼로데이의 노래 바람예수 2018-11-11 6
15505 바람예수글 빼빼로데이의 사랑가 바람예수 2018-11-11 5
15504 바람예수글 <소풍 인생 시 모음> 정연복의 ‘즐거운 인생’ 외 바람예수 2018-11-11 5
15503 바람예수글 <뒷모습 시 모음> 정연복의 ‘당신의 모습’ 외 바람예수 2018-11-09 12
15502 바람예수글 가을에게 바람예수 2018-11-09 8
15501 바람예수글 가슴의 노래 바람예수 2018-11-09 11
15500 바람예수글 부자 바람예수 2018-11-09 10
15499 바람예수글 바다와 하늘 바람예수 2018-11-09 9
15498 바람예수글 <자살을 생각하는 시 모음> 정연복의 ‘죽을 용기’ 외 바람예수 2018-11-09 5
» 바람예수글 <손가락 시 모음> 정연복의 ‘사랑의 약속’ 외 바람예수 2018-11-08 11
15496 바람예수글 열 손가락 바람예수 2018-11-08 11
15495 바람예수글 <그림자 시 모음> 정연복의 ‘그림자의 독백’ 외 바람예수 2018-11-08 11
15494 바람예수글 그림자의 노래 바람예수 2018-11-08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