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를 노래하는 시 모음> 정연복의 민들레 찬가

 

+ 민들레 찬가

 

꽃이 필 것 같지 않은

어디에서라도

 

세상의 그늘을 지우는

환한 웃음꽃 피우는 너.

 

이 땅 위에

살아 있는 목숨에게

 

절망 따위는 없다고

오직 기쁨이 있을 뿐이라고.

 

땅에 거의 들러붙은

얕은 온몸이 생명의 깃발로

 

나부끼는 동그란 네 얼굴은

희망의 태양이다.

 

 

+ 민들레

 

보도블록 틈새로

고개를 내민

 

진노랑

민들레 하나.

 

땅에 거의 달라붙은

난쟁이 주제에

 

흙먼지 뒤집어쓰고서도

환히 웃고 있다.

 

작고 볼품없다고

나를 깔보지 말라고

 

새봄에는 부디

나같이 당당해지라고.

 

 

+ 민들레

 

숱한 발길에

밟히고 또 밟혀도

 

끝끝내

죽지 않는다.

 

온몸이

상처투성이 되어도

 

정신은 더욱

굳세어지는 모양이다.

 

지상에서

한세상 살아가려면

 

사람도 민들레를

닮아야 할 때가 있다.

 

 

+ 민들레 웃음

 

이른 아침 봄비 맞으며

민들레가 노란 웃음 짓는다

 

온몸 흠뻑 젖고서도

활짝 웃고 있다.

 

눈물 같은 빗방울도

민들레의 몸에 닿으면

 

슬픔의 빛을 잃어

동글동글 영롱한 보석이 된다.

 

햇살 좋은 날의

민들레의 밝은 웃음

 

궂은비 속에

그 밝음은 더욱 눈부시다.

 

 

+ 민들레같이

 

외딴 곳에

홀로 있어도

 

슬픈 표정 짓지 않는

민들레같이.

 

다른 꽃들과

함께 있을 때는

 

더욱 환하게 웃는

민들레같이.

 

지금 내 삶의 형편이

좋든지 나쁘든지

 

그냥

민들레같이.

 

 

+ 민들레와 나

 

해마다 민들레는

꼭 민들레를 피운다

 

삶의 형편이

좋든지 나쁘든지.

 

세상 어느 곳

어떤 자리에서도

 

주변을 환히 밝히는

노란 웃음꽃 피워낸다.

 

나도 지상 어디에서

어떤 환경 속에 살든지

 

나다운 꽃

한 송이로 피어나야지.

 

 

+ 명랑 민들레

 

외진 곳에

홀로 피어서도 웃고

 

함께 무리지어 피면

더 환히 웃는다.

 

가만히 외로움

삭일 줄도 알고

 

누구와도 오순도순

어울릴 줄도 안다.

 

앉은뱅이 꽃이면서도

조금도 기죽지 않고

 

빗속에서도

매양 싱글벙글 얼굴.

 

네 진노랑 부챗살 웃음으로

세상의 그늘 옅어짐을

 

민들레야 명랑 민들레야

너는 알고 있는지.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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