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목련을 노래하는 시 모음> 정연복의 지는 목련에게

 

+ 지는 목련에게

 

꼬박 네 계절 동안

많이 보고 싶었던 너

 

며칠 새 꿈같이 피더니

속절없이 지네.

 

하마터면

눈물 보일 뻔했지만

 

울지 않으리

슬피 울지 않으리.

 

지상에서 네 몸은

가고 없어도

 

너의 순결한 영혼이야

내 가슴속 고이 간직하리니.

 

 

+ 목련에게

 

엊그제까지

눈부시던 너의 모습

 

어느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충만하던 있음에서

쓸쓸한 없음까지

 

이 모든 게

꿈같이 벌어진 일이다.

 

너무도 빛나던

그래서 더없이 허망한

 

지상에서 단 며칠의

너의 짧은 생.

 

하지만 울지 말아요

꽃이여 순수의 꽃이여

 

너는 내 눈을 떠나

이제 가슴속에 살아 있으니.

 

 

+ 목련 새

 

푸른 하늘로

훨훨 날아갈 듯

 

한 며칠

기운이 뻗치더니.

 

가만히

나래 접고

 

지상으로 낙하하는

목련 새.

 

비록 몸은

세상에 얽매였지만

 

너의 정신 너의 영혼은

하늘에 오르고도 남았으리.

 

 

+ 목련의 말씀

 

나는 은빛 날개의

새가 되어

 

하늘로 훨훨

날아오르고 싶었지만.

 

그건 간절한

바람이었을 뿐

 

아무래도 나는

새가 될 수는 없었다.

 

본디 대지에 매인

나의 몸 나의 존재라는 걸

 

이제라도 깨닫게 되어

참 다행이다.

 

 

+ 목련과 나

 

어제는 가지에 붙어

빛나던 생

 

오늘은 고요히

대지에 몸 눕혀 있네.

 

겨우

하룻밤 새

 

꿈같이 목련은

죽음의 강을 건너갔네.

 

언젠가 사람들은

나를 가리켜 말하리라

 

어제는 있던 그 사람

오늘은 가고 없다고.

 

 

+ 목련의 기도

 

티 없는 순수의

빛으로 피어

 

한 며칠

짧은 시간 동안

 

세상 한 구석

온몸으로 밝히며

 

해맑은 사랑과 소망의

등불이다가

 

이리 총총 떠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제가 피고 지는 것

모두 당신께서 하시는 일

 

내년에도

이 몸

 

다시 불러 주소서

다시 피워 주소서.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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