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 시 모음> 정연복의 꽃 선생

 

+ 꽃 선생

 

빙그레 웃는 꽃을 보면

가슴속이 환하다

 

살아 있음의 아름다움

또 기쁨이 느껴진다.

 

쓸쓸히 지는 꽃 앞에서

마음이 고요해진다

 

내 목숨의 끝을

언뜻 보는 것 같다.

 

이러쿵저러쿵

말 한마디 없지만

 

꽃은 삶과 죽음의

말없는 선생인가보다.

 

 

+ 꽃 선생님

 

그냥 얼굴만

예쁜 게 아니에요

 

마음이 넓고 깊어서

사람 차별하지 않고요

 

가르치는 일도

아주 멋지게 해내요.

 

말이나 이론이 아니라

몸으로 삶의 실천으로

 

피고 지는 목숨의

기쁨과 슬픔

 

또 세월의 비바람 견디는

법을 알기 쉽게 전해줘요.

 

아무 때나 찾아가도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고

 

가슴속 얘기에도

가만히 귀 기울여 주는

 

너무너무 좋고

훌륭하신 선생님.

 

 

+ 구름 선생님

 

하늘에

구름 흘러가네

 

어깨에 힘 다 빼고

온몸 가벼이

 

서두를 것 하나 없다

유유히 흘러가네.

 

살아 있는 듯 없는 듯

쓸쓸한 듯 아닌 듯

 

무위(無爲)의 자태

자유자재의 모습으로

 

느긋이 너른

하늘의 길을 가고 있네.

 

시끄러운 말이나

고상한 이론이 아니라

 

그냥 자신의 삶으로

인생살이의 시범을 보여주는

 

참 멋지고 훌륭한

구름 선생님!

 

 

+ 자연 학교

 

집을 나서서

이삼 분만 걸어가면

 

드넓은 자연 학교가

바로 눈앞에 펼쳐진다.

 

인생은 흘러 흘러서 가는 걸

시범으로 보여주는 구름 선생님

 

늘 미지의 세계로 떠날 준비를 하며

살라고 얘기하는 민들레 홀씨 선생님.

 

우리 집에서 지하철 1호선

덕계역까지 이어지는

 

도보로 십분 남짓의 들길에는

더없이 좋은 선생님들이 수두룩하다.

 

 

+ 삶의 선생

 

배움은 책 속에만

가르침은 학교에만 있지 않다

 

인품이 훌륭하고

지식이 많아야만 선생이 아니다

 

주변을 가만히 살펴보면

모두가 삶의 선생이다.

 

사시사철 변함없는 산

우직함의 깊은 멋을 가르쳐 준다

 

늘 아래로만 흐르는 물

낮아짐의 겸손을 가르쳐 준다

 

피고 지는 꽃

삶의 무상함을 가르쳐 준다

 

소나기 뒤의 무지개

절망 너머 희망을 가르쳐 준다

 

등짐 지고 꼬물꼬물 기어가는 개미

삶의 성실함을 가르쳐 준다.

 

삶의 주변 사물이

말없이 가르치는 것들

 

우리는 그 소중한 가르침을

높이 받들어야 하겠다.

 

 

+ 선생

 

한 사람에게는

많은 선생이 없어도 된다

 

그 사람의 희망과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해주는

 

단 하나의 선생이 곁에

있는 걸로 충분하다.

 

드넓은 하늘

단 하나의 태양이

 

온 세상 환히 비추어주고

온 누리 생명을 기르듯

 

참으로 사랑이 많고

사려 깊은 선생 한 분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른길로 이끌어갈 수 있다.

 

깜깜한 밤바다에 떠 있는

작은 배에게

 

앞으로 나아갈 길 밝혀주는

북극성같이.

 

 

+ 아이 선생

 

아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가만히 보면

 

배워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아이들은 꾸밈없이

자기감정에 솔직해서

 

어른들같이 안으로

스트레스를 쌓지 않는다.

 

기쁜 일이 생기면 꽃같이

활짝 웃고

 

슬플 때는 속 시원하게

울음보를 터뜨린다.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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