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시 모음> 정연복의 스승의 날에 부치는 시

 

+ 스승의 날에 부치는 시

 

오늘은 515

스승의 날

 

초록 나무들의 춤이

흥겹다.

 

바람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바람 불어 세상은

오히려 살맛나는 거라고.

 

말없이 몸으로

보여주는 나무들이

 

문득 인생살이의

연륜 깊은 스승 같다.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희망을 잃으면 안 된다고

 

수천수만의 초록 손으로

마음도 토닥여주는.

 

 

+ 꽃 스승

 

바람에 흔들리는

노랑 들꽃 몇 송이를 보았다.

 

흔들리면서도

가느다란 몸 흔들리면서도

 

쓰러지기는커녕

환히 웃고 있는 꽃.

 

아기손톱만큼이나 되나

저리도 작은 것이

 

바람의 춤을 추며

태연자약하게 웃고 있다니!

 

요즈음 삶이 힘들어

자꾸만 마음 약해지려 하는

 

나에게 꽃은 인생살이의

한 수 톡톡히 가르쳐 준다.

 

바람 불어와도

겁먹거나 움츠려들지 말라

 

가볍게 흔들려 주며

즐거이 춤춰라

 

그러면 바람은

한층 견딜 만하다고.

 

 

+ 나무 스승

 

이제 나이를

제법 많이 먹었는데도

 

인생을 잘 산다는 게 뭔지

아직도 아리송한데.

 

길을 가다가

세상의 나무들을 보면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문득 깨달음을 얻는다.

 

무슨 대단한 일이나 사랑을

이루어야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신이 있는 어느 자리에서든

그윽한 한 생을 만들어가는 것.

 

 

+ 나무 스승

 

오늘은 515

스승의 날

 

베란다 창문 너머

초록이 눈부시다.

 

두어 달 전까지만 해도

메마른 가지뿐이었는데

 

어느새 꽃 피고 지고

지금은 무성한 녹음(綠陰).

 

그냥 가만히 서서

아무 일도 안 하는 것 같은데

 

느린 듯 꾸준한 변화 속에

그윽한 한 생을 살아가는 나무.

 

오늘 따라

꼼짝도 않고 서 있는

 

한 그루 한 그루의 나무들이

다 인생살이의 스승 같다.

 

 

+ 나무 스승

 

한마디 말없이

그냥 삶의 몸짓으로

 

참 많은 것을

가만가만 가르쳐 준다.

 

땅에 뿌리내리는 일과

하늘 우러러 사는 일

 

햇빛이든 찬이슬이든

모두 감사히 받아들이는 일.

 

비바람 눈보라 앞에서

잠시 흔들릴지언정

 

끝내 고난을 이기고

연둣빛 희망의 잎을 내는 일.

 

이렇듯 나무가

생활로 얘기하는 것들에는

 

훌륭한 삶의 온갖 비밀이

빠짐없이 담겨 있다.

 

나무는 말이나 잔소리

알량한 지식 따위가 아니라

 

몸소 실천하는 삶으로

가르치는 위대한 스승이다.

 

* 정연복 시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yeunbok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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